2013년은 자신만의 투자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낸 자문사들이 돋보인 한해였다. 자문형랩 열풍이 지나간 이후 자문업계가 재편되면서 성적이 좋은 자문사와 부진한 자문사간 희비가 엇갈렸다. [한경닷컴]은 지난해 좋은 성과를 내며 자금을 끌어모은 스타 자문사 대표 10인에게 2014년 증시와 투자전략을 들었다. 11회에 걸쳐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2014년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경기 민감주들이 주도할 것으로 봐요. 기계, 조선, 화학 등 경기 관련주와 함께 저평가 종목인 자동차 삼성전자 등의 투자비중을 잘 지키는 것도 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44·사진)는 올해 세계 경기회복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가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2200선을 넘어 23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당시 단일 주식형펀드 중 최대 규모였던 '미래에셋 3억 만들기 솔로몬펀드'를 운용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주식운용 이사, 브레인투자자문(현 브레인자산운용)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6월 그로쓰힐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출범 1년 만에 5000억 원의 거액을 유치해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롱숏(매수-공매도) 전략을 사용하는 절대수익형 상품의 경우 2012년 7월23일 설정일 이후 지난해까지 42.84%(원금 비보장형 기준)의 수익을 냈다. 액티브 전략의 다이나믹헷지형 상품 수익률도 설정 이후 코스피지수를 11.10%포인트 웃돌았다.

◆ "2014년, 유럽·중국 회복 … 한국 증시 최고치 간다"

"지난해 미국 경기가 회복됐으며, 올해엔 유럽과 중국이 회복될 전망입니다. 미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주가는 모두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했고, 인도도 최근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습니다. 다음은 한국 차례죠."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과거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에도 못 미치는 코스피지수의 저평가 상태가 해소될 것이란 주장이다. 코스피지수의 PBR 1배는 1900선이고, 과거 평균인 1.2배에 도달한다면 2200선. 게다가 중국과 유럽까지 경기가 좋아진다면 1.3배 수준인 2300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엔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유망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경기 회복 국면에선 대형주들의 주가 흐름이 중소형주보다 좋다" 면서 "원화 강세로 피해를 보는 수출기업들이 중소형 부품사에 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중소형 주는 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증시를 이끄는 주요 동력이 경기 흐름이기 때문에 조선 화학 자동차 전기전자 등 경기 민감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업종으론 기계를 꼽았다. 미국 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현금잔고와 이익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기업들이 고용 및 설비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에선 주가가 저평가됐고, 성장세도 예상된 은행과 보험주를 유망 종목으로 봤다.

◆성장주 투자 지속 … 현대미포조선·서울반도체 베팅

"올해에도 성장주에 투자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현대미포조선 등 화학과 조선주는 과거 고점 대비 30~40% 정도 주가가 떨어져 있고, 업황 회복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높죠."

서울반도체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장의 개화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좋은 성과로 나타났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 그로쓰힐의 주요 투자전략인 롱숏도 성장기와 성숙기 기업 및 산업을 대상으로 한다. 성장기 기업을 매수(롱)하고, 성숙기 기업을 공매도(숏)하는 방식이다. 그는 통신과 대부분의 IT 산업(반도체 제외)이 성장기를 지난 것으로 봤다.

성장주 투자와 함께 가격이 싼 삼성전자와 자동차 등 가치주 투자도 병행할 계획이다. 전망이 빗나가더라도 수익률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올해 액티브형(매수전략 중심의 다이나믹헷지형) 주식의 투자 규모를 늘릴 것" 이라며 "성장성이 한국보다 높은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를 권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국 증시는 올해 10% 이상 오를 것으로 봤다.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3조 달러를 풀었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는 2년간 13조 달러 증가했다. 자산 증가 효과가 올해 소비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인구구조도 신생아 수와 경제활동 인구가 신고치를 경신하는 등 최소 5년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