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머리' 쓴 헤지펀드는 시장수익률 밑도는 성적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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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조사업체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대기업 주식과 중소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들은 각각 평균 32%와 38%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줬다. 이런 펀드들은 주가의 상승에만 베팅하는 이른바 ‘롱머니’다. 지난해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가 배당을 포함해 각각 29%와 3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롱머니’들이 돈을 벌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반면 주가 상승과 하락에 함께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은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헤지펀드업계 조사업체인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이른바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주식형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14%에 그쳤다.
이 밖에 상품, 신흥국 통화, 상장지수펀드(ETF) 등 비주식 투자자산으로 다변화를 꾀한 스마트 머니들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 1년 동안 금 선물가격은 28%, 금을 제외한 구리·곡물 등의 상품 가격은 8.6%나 하락했다. 특히 채권시장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겪으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주식의 나홀로 상승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주가와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덕분에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낙관론을 내놨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날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올린 기고문에서 “2013년 9월까지 12개월 동안 집값과 주가 상승으로 미국 가계의 부가 6조달러 늘어났다”며 “이는 올해 소비지출이 크게 증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법인세 인상 우려, 막대한 국가 부채,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 등 걱정거리는 여전히 많다”면서도 “2014년은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