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해리 트루먼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미국의 33번째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그의 책상 앞에 써붙여놨던 글귀다. 키 170㎝ 남짓한 ‘리틀 맨’을, 세계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리틀 빅 맨(작은 거인)’으로 만든 주문이었다.

트루먼은 1884년 미국 미주리주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책읽기를 좋아했지만 30대 초반까지는 평범한 농부였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그는 전역과 함께 법학을 공부해 판사가 됐다. 1934년 연방상원의원에 당선, 정계에 입문했다. 1940년 재선과 함께 국방계획조사 특별위원장을 맡아 예산 절감에 공을 세우며 1944년 루스벨트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됐다.

부통령이 된 지 82일째, 루스벨트가 뇌출혈로 세상을 뜨면서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폭 투하를 명령했고, 1947년에는 옛 소련의 압박에 맞서 그리스·터키 지원을 천명한 ‘트루먼 독트린’을 선언하며 유럽 부흥을 위한 ‘마셜 플랜’을 가동시켰다. 1948년 대통령에 재선된 이듬해 유럽 10개국을 묶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창설했고, 6·25전쟁 참전도 결정했다. 국내 정치에서도 루스벨트의 뉴딜을 이어받아 사회보장을 확대하고, 공공주택 건설을 늘리는 이른바 ‘페어딜’ 정책을 추진했다.

1953년 아이젠하워에게 대통령직을 넘기고 은퇴해 회고록을 쓰며 여생을 보내다 1972년 12월26일 눈을 감았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