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하락으로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의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11년 이후 사들인 금 90t의 경우 지난 19일 현재 1조3300억원(-26.7%) 규모의 평가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2011년 7월 12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32년 만에 25t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데 이어 지난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90t을 매입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14.4t까지 포함해 현재 104.4t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보유분에 대한 평균매입단가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추가로 사들인 90t은 트로이온스(31.1035g)당 평균 1627.8달러에 사들였다. 금값은 한은이 처음으로 추가 매수한 직후인 2011년 9월 1900달러까지 치솟은 뒤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 19일 1193.6달러까지 떨어졌다.

한은이 매달 외환보유액 현황을 통해 밝히고 있는 추가 매입분 90t의 장부상 금액은 47억1000만달러다. 하지만 지난 19일 실제 평가금액은 34억5000만달러로, 이날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손실액이 1조3300억원에 이른다.

한은은 금값 하락으로 손실이 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 매입은 외화보유액의 통화 및 상품 다변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이뤄진 만큼 금값 변동에 따른 단기적인 손익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금 투자가 문제가 된데 이어 최근 금값이 추가로 하락해 손실액이 더욱 불어나면서 다소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분위기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