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후 北외자유치 적극성 시험대 평가도

주요 20개국(G20) 및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들이 19일 개성공단을 방문함에 따라 이번 행사가 남북이 함께 추진하는 개성공단 국제화를 이끄는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G20 국가의 경제 분야 국장·과장급 관료 및 주한 외교관, 국제금융기구 관계자, 학계 인사 등 외국인 30여명은 이날 오후 2시30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이들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서 현황 브리핑을 받고 정배수장 등 기반 시설과 입주 기업을 둘러본 뒤 오후 5시께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우리나라가 주최한 국제 행사인 G20 서울 콘퍼런스의 부대 행사의 하나로 이뤄졌다.

개성공단의 순조로운 운영 상황을 외국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다.

해외 인사들의 개성공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11월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가 주한 유럽국가 대사관 관계자들과 외국인 투자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개성공단을 시찰했고, 2006년 6월 EU집행위원회 관계자 20명도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남북이 올해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개성공단을 국제화하자고 합의한 이후 첫 해외 인사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남북은 지난 8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를 수습하는 합의서를 채택하면서 개성공단을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는 남북 협력 위주의 개성공단 국제화를 통해 북한의 일방적인 가동 중단 사태를 막는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아울러 이번 방문은 장성택 숙청 직후 외자 유치에 관한 북한의 적극성을 가늠해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앞서 북한은 장성택을 처형한 12일 우리 측이 제안한 이번 방문을 수용, 내부 정세와는 무관하게 계속 적극적으로 외자 유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지난달 13개 경제개발구와 신의주 경제특구 건설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외자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이번 행사를 기회로 지난 10월 31일 개최될 예정이었다가 무산된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한 남북 공동 투자설명회가 열릴지도 관심사다.

남북은 개성공단에 관심이 있는 외국 기업 관계자 등을 모아 공동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북한이 일방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연기하고 대남 비난을 재개해 남북관계가 경색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무산된 바 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 등 진전이 있으면 이날 개성공단에서 함께 열리는 개성공단 남북 공동운영위원회 4차 회의에서 투자설명회 일정도 같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