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이데올로기 동원 유일영도체계 강화"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에서 '수령결사 옹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성택 일당'을 공적으로 규정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옹위'를 강조함으로써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원수님 따라 하늘땅 끝까지'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천만군민이여,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단결하고 또 단결하라"며 '김정은 결사옹위'를 내세웠다.

신문은 김 제1위원장을 '또 한 분의 위대한 어버이'라고 칭하며 그의 '담대한 기상', '배짱', '비범한 영도력'에 "우리는 완전히 매혹됐다"고 강조했다.

장성택을 '간신', '혁명의 원수', 정치적 야심가', '음모꾼'으로 몰아세우며 "자기 영도자에 대한 절대적인 숭배심"을 지니지 않으면 장성택 같은 세력의 '농락물'이 되고 만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11일에도 '수령결사옹위의 성새는 억척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수령결사옹위에 혁명의 승리와 조국과 민족의 운명, 찬란한 미래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같은 날 "수령결사옹위는 조선혁명의 자랑스러운 전통이며 우리 인민의 절대불변의 의지"이며 이를 '체질화', '생활화'해야 한다는 리만건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의 주장을 소개했다.

북한은 또 '우리는 당신밖에 모른다', '혁명무력은 원수님 영도만 받든다' 등의 새 노래를 잇달아 보급해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고 있다.

김일성방송대학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우리민족강당'은 같은 날 북한 주체사상의 핵심이론인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은 인간이 육체적 생명보다 귀중한 사회정치적 생명을 가지며 수령, 당, 군, 인민의 통일체인 사회정치적 생명체와 운명을 같이할 때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민족강당은 '수령결사옹위의 영웅전사들'이 돼야 "이름과 업적이 우리 인민들의 심장 속에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 역사에 남아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수령결사옹위를 강조하고 주체사상 이론까지 내세우는 것은 장성택의 숙청 이후 체제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사회 전반에 실용주의적 풍조가 확산하는 듯했으나 장성택의 숙청을 계기로 체제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 과거의 이데올로기적 요소를 다시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