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는 12일 역대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인 11억달러 이상의 훈련기 겸 경공격기 T-50 계약을 이라크와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는 이날 이라크 바그다드 현지에서 하성용 KAI 사장과 이용걸 방위사업청장, 김형철 공군참모차장 등 우리측 대표단과 말리키 이라크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T-50 24대 및 조종사 훈련에 대한 11억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기 운영에 필요한 후속 지원에 대한 계약도 예정돼 있어 이번 수출의 총 규모는 21억달러 이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는 2011년 4월 밀라키 총리 방한시 T-50 계열 항공기를 소개하며 마케팅 활동에 착수해 같은해 7월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한국항공우주 관계자는 "선진 경쟁사들이 저가공세와 정치·외교력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이라크 시장을 공략해 계약 직전까지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며 "우리 정부와 함께 효과적인 민관군 협력 마케팅 활동을 펼친 끝에 역사적인 수출을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부 외신들이 이라크가 체코의 L-159를 도입 결정했다고 보도하면서 T-50 수출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전달과 강창희 국회의장의 의원외교 활동 등 적극적 세일즈 외교활동으로 분위기를 반전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훈련기에서 공격기까지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T-50 계열 항공기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로우(low)급 노후 전투기들의 대체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대체 가능한 항공기는 T-50를 비롯한 일부 기종뿐이어서 추가 수출 전망이 매우 밝다"고 전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의 30%를 점유해 1000대 이상의 T-50 계열 항공기 수출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페루 보츠와나 등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대 시장으로 평가되는 미국 훈련기 구매 사업(T-X)의 수주 활동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하성용 사장은 "이번 수출은 국산 항공기의 세계 시장 경쟁력과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수출 산업화 가능성을 확인한 쾌거"라며 "앞으로 한국형전투기(KF-X)와 소형 민수·무장헬기(LCH/LAH) 개발 적기 추진 등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장려해 항공산업이 자동차와 반도체에 이어 창조경제를 이끄는 미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