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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림픽 기간 보도비중 15.5% 불과…'미녀새'·'미녀궁사' 등 성차별 표현도

스포츠 보도에서 여성 선수에 대한 성차별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언론진흥재단이 9일 발간한 윤성옥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 연구팀의 '여성 스포츠 관련 언론보도 분석 연구' 자료집에 따르면 올림픽을 치르지 않은 기간인 올해 7월 28일∼8월 13일 KBS 1TV와 MBC, SBS의 저녁 종합뉴스에서 여성 스포츠 보도는 15.5%로 남성 78.5%와 큰 차이를 보였다.

런던올림픽 기간인 지난해 7월 28일∼8월 13일에는 여성 스포츠 관련 보도가 26.7%로 평상시보다 늘어났지만 남성 스포츠 보도(57.5%) 분량과 견줘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여성 선수의 실력과 기량이 남성 못지않게 세계 수준급이며 런던올림픽 참가 선수 1만931명 중 여성 선수가 44.3%라는 점과 견줘봐도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여성 스포츠 보도가 일부 선수에 지나치게 집중됐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런던올림픽 기간에는 기보배(양궁·32건), 신아람(펜싱·26건), 손연재(리듬체조·20건), 김연경(배구·16건), 김장미(사격·11건) 선수 등에 보도가 집중됐다.

올림픽을 치르지 않는 2013년 동일 기간에는 박인비(골프·15건) 선수 외에는 10건 이상 보도된 여성 선수가 없었다.

여성 선수들을 '미녀스타', '미녀새', '미녀궁사' 등으로 부르며 미모를 부각시키거나 '여신', '신데렐라', '요정', '꽃사슴' 등으로 여성성이 강조된 호칭을 부여하는 것 역시 실력보다 외모를 중시하는 보도행태라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꼽혔다.

특히 '20살 처녀 김장미', '19살 북한 소녀 림정심', '열여덟 손연재', '태극 낭자들' 등 어린 나이나 처녀성을 강조하는 표현도 있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포츠 기자들도 이와 같은 양적 불균형과 외모에 치중하는 보도행태 등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실제 여성 스포츠의 스타 선수가 부족하고 일반의 관심도 적어 이와 같은 보도를 개선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해소하려면 성차별 보도에 대한 경각심을 확대하고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여성 스포츠 발전을 위한 체육계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