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47년만에 도개(跳開) 기능을 회복한 부산 영도대교 개통식에는 마치 79년전 일제시대 영도다리 준공식때처럼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산시가 추산한 관람객 수는 행사장에 모인 5천명과 피란골목 등에서 영도대교 도개를 지켜본 이들을 포함해 약 7만명여명에 달했다.

1934년 11월 23일 일제가 6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한 영도다리 개통식 때 5만명이 몰렸던 것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이날 개통식에는 옛날처럼 다리 상판이 다시 들리는 영도다리의 모습을 보고자 노인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주변 고층건물 옥상 등 소위 명당자리에서는 인파들이 영도다리가 들리는 역사적인 장면을 지켜봤다.

오후 2시 20분.
부산 시민들은 오색축포와 함께 시작된 도개식을 보며 하나같이 탄성을 자아냈다.

울산에서 영도대교 개통식에 참여한 이정민(63)씨는 "어릴 적 영도다리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며 "40여년 만에 꼭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일부 노령층은 들어올려진 영도다리를 보며 옛 상념에 잠기기도 했다.

부산 남포동에서 피난민 생활을 했던 김신주(81)씨는 "영도대교가 올려지는 것을 보니 힘들고 고난했던 옛날이 생각나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도개식이 끝나자 영도대교 가장자리에 있던 중구쪽과 영도쪽 시민들은 어린이를 앞세우고 다리 상판으로 걸어가 서로 만났다.

일부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영도대교 개통을 자축하기도 했다.

개통식에 참석한 박민호(71)씨는 "영도대교 복원으로 광안대교에 이어 또하나의 부산의 명물이 탄생했다"며 "부산이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도개 기능 교량인 영도대교는 개통식 이후 매일 낮 12시부터 15분간 상판을 들어올린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