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관 인근에서 19일(현지시간) 오전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최소 16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5분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위치한 이란 대사관 주변에서 2차례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최소 22명이 숨지고 146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레바논 보건부 장관이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이란 문화 담당 외교관 이브라힘 안사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사리는 이날 오전 이란 대사관에 들어갈 때 폭발 여파로 부상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레바논 현지 TV를 보면 폭발 현장에서 차량 3~5대가 화염에 휩싸였고 주변 건물 5채 이상이 파손된 장면이 나온다. 응급차가 사고 현장에 출동해 부상자 다수를 이송하는 모습도 보인다. 폭발이 일어난 지역은 레바논 시아파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장악한 곳이다.

현지 일부 언론은 이 일대에서 자살 차량 폭탄과 보행자의 폭탄 공격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베이루트 주재 이란 대사는 현재 안전하다고 레바논 당국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관 내부에 있던 직원들은 모두 다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으나 시리아 내전의 영향이 인접국 레바논에 미쳤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베이루트와 제2의 도시 트리폴리 이외 레바논-시리아와 국경 지대에서는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 간에 유혈 충돌이 이어져 사상자가 속출했다.

지난 8월 트리폴리에서는 예배 시간을 맞아 이슬람 수니파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겨냥한 연쇄 차량 폭탄 테러로 최소 47명이 숨진 바 있다. 시아파 계열인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 개입을 선언해 레바논 내 수니파-시아파 양측의 갈등과 충돌은 더욱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헤즈볼라는 알아사드 대통령을 옹호하는 반면 레바논 내 수니파는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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