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한국민에 400회 감사편지
“고국에서 여러분을 뵙기까지 꼭 6일 남았네요. 막연하게 기다리다가 손꼽을 정도로 가까워지니 마음이 붕 떠 있는 것 같습니다.” 8년 전 귀국에 대한 기대로 이렇게 시작했던 ‘로버트 김의 편지’가 어느덧 400회를 맞았다.

재미교포 로버트 김(72·한국명 김채곤·사진)은 미국 해군정보국(ONI) 군무원으로 일하던 1996년 한국에 국가기밀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이듬해 징역형을 선고받고 10년 가까운 수감생활과 가택수감을 거쳐 2005년 자유의 몸이 됐다.

김씨는 수감 기간 자신을 성원해준 이들에게 보답하고자 그해 11월2일 첫 편지를 띄웠다. 이후 매주 1회 이메일로 전달된 그의 편지는 현재 독자가 3만여명에 달한다. 편지에는 40여년간 미국 생활에서 보고 느낀 점, 감옥에서의 기억, 민주시민의식, 애국심, 청소년 교육 등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겼다. 최근엔 원자력 발전 문제, 국사 교과서 논쟁, 선진국의 조건, 전시작전권 등도 다뤘다. 400회째를 맞은 소감에 대해 김씨는 “도와주는 분이 많아 행운이었다”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분들의 헌신적인 도움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사건 이후 2005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고 이후 세 차례 귀국했었다. 현재 후원회에서 마련해준 미국 버지니아주의 자택에서 공무원연금은 받지 못한 채 기초연금에 해당하는 연금만으로 생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