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칭촨 중국 선전대 총장(맨 오른쪽)이 ‘창조경제, 지역발전을 견인하다’라는 주제의 기조세션에서 지역사회와의 협력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리칭촨 중국 선전대 총장(맨 오른쪽)이 ‘창조경제, 지역발전을 견인하다’라는 주제의 기조세션에서 지역사회와의 협력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영국 스코틀랜드 동쪽에 있는 인구 14만명의 작은 시 ‘던디’. 이 도시 최대 고용주는 기업이 아닌 대학이다. 교직원 3000명, 학생 1만7000명의 던디대가 주인공이다.

던디대는 제약분야 논문인용률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등 생명과학 분야에 강하다. 던디대는 지역사회와 손잡고 이런 강점을 십분 발휘해 선박업과 섬유업 위주였던 던디시를 ‘헬스케어 메카’로 바꿔놨다. 이 학교가 기업과의 공동연구에 적극 나서면서 최근 15년간 제약업체들이 던디시에 투자한 돈만 5000만파운드(약 850억원)에 이른다. 던디시가 디지털 기반의 의료체계를 마련하는 ‘e헬스 연구센터’와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해상 재생에너지 연구소’를 유치한 것도 이 대학이 닦아놓은 기반 덕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6일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대학교육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두 번째 기조세션에서는 던디대처럼 ‘지역경제를 먹여 살리는’ 해외 지방대의 성공모델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피트 다운즈 영국 던디대 총장은 “지방대는 그 지역에 인재를 공급할 뿐 아니라 지역개발과 경제성장에 촉진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가누마 다쓰오 일본 미야자키대 총장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미야자키현 발전에 기여해 온 이 학교의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일조량이 많은 지역 특성을 활용해 태양광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을 미야자키대가 주도했다”고 밝혔다. 의학과 수의학 분야 명문인 미야자키대는 지역 의료 서비스에도 참여하고 있다. 스가누마 총장은 “지난해 ‘헬리콥터 앰뷸런스’를 도입해 이젠 미야자키현 어디서든 30분 이내에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리칭촨 중국 선전대 총장은 “선전은 1980년 중국 최초 경제특구로 지정돼 고속성장을 거듭했지만 최근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10개년 계획을 세웠고 이를 통해 선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서거석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전북대 총장)은 “한국의 지방대는 학생들이 서울로 몰리는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지방산업 발전 한계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용민 포스텍 총장은 “포항에선 ‘포스텍 졸업생의 3분의 1만 지역에 남아도 시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들 말한다”고 전했다.

임현우/이유정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