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파문으로 세계 각국이 뒤숭숭한 가운데 영국에선 장관이 회의 도중 아이패드를 압수당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랜시스 모드 영국 내각장관은 지난주 부처 회의에서 정부 행정서비스의 전면 디지털화에 대해 설명했다. 모드 장관은 아이패드를 이용해 관련 내용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행정서비스를 도입하면 정부가 연간 20억파운드(약 3조3840억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발표가 끝나자마자 갑자기 회의장에 영국 정보감독 당국 직원들이 들어와 모드 장관이 사용한 아이패드를 가져갔다. 영국 정보당국 측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과 파키스탄 등 여러 국가의 해킹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며 “모바일 기기를 해킹해 그 안의 자료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이 개발된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도·감청 방지를 위해 이번주부터 회의 때 장관들에게 모든 종류의 모바일기기 휴대를 금지했다. 또 각 부처에서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회의를 할 경우 방음 장비가 철저히 마련된 방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최근 영국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가 자신의 휴대폰을 검사했다고 시인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