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물가 4년 만에 최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실업률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가는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기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태트는 지난 9월 유로존 실업률이 12.2%를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전달 기록한 사상 최고 기록과 같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99만6000명 증가한 약 1945만명이었다. 특히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24.1%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EU 28개국 전체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11%였다.

더 심각한 건 물가다. 유로존의 10월 물가상승률은 0.7%였다. 2009년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의 절반도 안 된다. 디플레이션은 부채 규모가 큰 국가들에는 치명적이다. 물가 하락은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채무상환 부담은 커지고, 경제주체는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빚을 갚기 위해 서둘러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쓸 수 있는 자산이 줄어 소비가 위축되고 디플레이션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 겸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ECB는 조만간 다가오는 3년 만기 장기대출 마감으로 금융권의 유동성이 한꺼번에 줄어드는 현상을 막기 위해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