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부동산 '부글부글'…거품 '경고등'
회복 조짐을 보이는 세계 경제가 선진국에서 불거지고 있는 부동산 가격 거품 앞에 긴장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큰 폭으로 떨어졌던 선진국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이제는 거품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선진국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이스라엘의 부동산 가격은 40%나 치솟았고 노르웨이와 스위스도 각각 30%, 20% 상승했다. 독일 캐나다 등도 20% 이상 가격이 올랐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14, 2015년까지 선진국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겠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그 이전에 거품이 터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 내 부동산 가격이 15% 이상 떨어질 가능성을 봤을 때 가장 위험한 지역은 이스라엘 독일 스위스”라며 “집값이 렌트 가격에 비해 너무 높으면 사람들이 구매를 포기한다는 점에서 벨기에 핀란드 노르웨이 캐나다 등도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부동산 가격 상승은 낮은 금리의 과잉 유동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로 통화량을 크게 늘리면서 결과적으로 이자율이 크게 내려갔기 때문이다. CNBC는 “많은 국가에서 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개인들도 낮은 이자로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신흥국 시장 못지않게 이들 선진국 부동산에 돈이 몰린 것도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거품이 붕괴될 경우 경제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국 정부도 부동산 과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이달 월례 보고서에서 독일의 전국 부동산 가격이 적정가격보다 10~20% 높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정부도 최근 주택 자금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선진국 자산시장의 거품이 커지면서 양적완화 정책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 회장은 “증시가 대폭 상승하는 등 시장에 또다시 거품이 끼었다”며 “Fed가 조속히 출구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