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회사의 리더는 '치어리더'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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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오피스 - '샐러리맨의 신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나를 따르라' 대신 '내가 도와주겠다'는 탈권위형 CEO
리더의 책무는 직원들의 설익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격려하는 것
'나를 따르라' 대신 '내가 도와주겠다'는 탈권위형 CEO
리더의 책무는 직원들의 설익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격려하는 것
![[비즈&라이프] 회사의 리더는 '치어리더'가 돼야 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01.7988668.1.jpg)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된 데는 거침없는 사업 성장이 밑거름이 됐다. 취임 첫해인 2005년 LG생활건강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78억원, 704억원.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8962억원, 4455억원으로 불어났다. 실적 향상에 비춰 ‘차석용 효과’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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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부회장은 “회사의 리더는 ‘리더’보다는 ‘치어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곤 한다.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편리함을 주는 게 회사의 사명이고, 그러려면 직원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격려하는 것이 리더의 진짜 책무라는 것이다. 관리와 통제의 과거형 리더십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제 사무실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임원이나 팀장이 아니라 사원들과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같이 논의해야죠. 건방지다 싶을 정도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직원들로 충만해야 회사가 발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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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직원들이 놓치는 ‘디테일’을 꼼꼼히 챙기는 것도 차 부회장의 주특기다.
2011년 12월 ‘엘라스틴’ 샴푸 모델로 11년간 활동했던 전지현 씨와 계약이 종료될 당시 얘기다. 마케팅팀 직원들은 전씨에게 그동안 방송된 모든 광고를 영상물로 편집해 선물로 보냈다. 우연히 이를 본 차 부회장은 무릎을 치며 “이 좋은 영상을 그냥 묵히기 아깝다. TV 광고로 내보내자”고 제안했다. 이 영상은 광고계에서 보기 드문 ‘전임 모델에 대한 헌정 광고’로 화제를 뿌리며 엘라스틴을 새삼 주목받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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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너무 작은 부분까지 챙기면 직원들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강조해 밝혔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제가 직접 제품을 써 보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건 소비자에 대한 ‘예의’입니다. 또 그렇게 해야 제품을 만드느라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북돋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명동, 홍대, 가로수길과 전통시장, 백화점을 수시로 찾는다”며 “사람들의 표정, 눈빛부터 옷차림, 메이크업까지 모든 것을 주의깊게 관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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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에 한 번꼴로 M&A가 이어졌지만 LG생활건강은 ‘승자의 저주’에 빠진 적이 없다. 차 부회장은 “3~5년 안에 기존 브랜드 이상의 수익성에 도달할 수 있는 회사를 적정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철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토 단계부터 인수팀을 구성해 회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수 뒤 3개월 안에 미리 세워둔 정상화 과제의 80%를 이행(→'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는 이유)한다”고 설명했다. 인수 뒤 경영전략을 치밀하게 마련해 새 사업이 조기 정착하는 데 초점을 둬왔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 취임 이후 매출이 33분기째, 영업이익은 35분기째 연속 성장(전년 동기 대비)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엔 분기 단위로 사상 최고 매출(1조1518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차 부회장은 “매일 절박한 심정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자세로 경영을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우환에 살고 안락에 죽는다’는 맹자의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산 게 장수 CEO의 비결이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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