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던 일본 자동차 ‘빅3’가 중국 시장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의 9월 중국 생산량이 일제히 급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요타의 9월 중국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4.5% 늘어난 7만2985대를 기록했다. 닛산은 48.2% 늘어난 11만4942대, 혼다는 40.3% 늘어난 7만1199대였다. 세 회사는 이달 초에도 개선된 9월 판매 실적을 발표했다. 도요타는 올 들어 9월까지 판매량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을 누르고 세계 최대를 기록해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9월부터 영토분쟁이 격화되면서 일부 중국 공장이 시위대에 의해 불에 타는 등 몸살을 앓아왔다. 일본무역진흥회가 지난달 베이징과 상하이 등 거주자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센카쿠 분쟁 등으로 일본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에 대한 악감정(42.2%)과 애국심(50.5%)이 구매 중지 사유였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 시장에서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고 WSJ는 전했다. 고급 세단 모델에 주력하는 대신 연비가 좋은 새 모델을 잇따라 내놓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것. 중국 내 자동차 생산량은 늘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올 들어 8월까지 일본 자동차 회사 전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5.2%로 지난해 18.5%에 비해 3.3%포인트 하락했다. 점유율 1위인 GM(15.1%)과 2위인 폭스바겐(14.9%) 등 단일 브랜드보다도 크게 밀렸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