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자만말고 위기의식 재무장해야"…삼성, 신경영20주년 만찬 열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했던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기념하는 만찬행사가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며 초일류 기업을 향해 다시 한번 힘차게 나가자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이 회장을 비롯해 전 계열사 사장단과 부사장단, 협력사 대표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경영 20주년 만찬을 열었다.

당초 이 행사는 지난 8월 16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이 회장의 출장 일정 등으로 두 차례 연기됐다.

이날 행사는 신경영 20년의 성과와 의미를 조망하고, 주요 경영진의 신경영 회고 등 순으로 진행했다. 말미에는 이 회장의 신경영 20주년 영상메시지를 보여주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이 회장은 메시지에서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한길로 달려왔다"며 "그 결과 창업 이래 최대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현재의 위치를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는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며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가 이룬 큰 성과만큼이나 사회적 기대와 책임도 한층 무거워졌다"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자는 암 2기다. 삼성은 이미 망한 회사다'고 했던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 당시 발언을 회상하며 "처음엔 자존심도 상하고 서운했지만, 들을수록 위기감이 절절히 느껴졌다"고 말했다.

행사장 로비에는 각 계열사 사업 특성에 맞게 신경영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전시해 참석자들이 신경영 철학과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신경영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3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며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삼성은 신경영 선언 이후 체질변화와 사업혁신을 통해 연 매출 29조원(그룹 매출)에서 380조원으로 13배 이상 성장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TV 시장 7년 연속 1위 등 세계적인 전자 기업으로 도약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