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500만 명, 하루에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에서 관광객 수 제한 여부 등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쟁은 세계기념물 기금(WMF)이 베네치아가 전 세계적으로 위험에 처해 있는 고고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65개 장소의 하나에 포함됐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특히 보니 번햄 WMF 회장은 베네치아가 관광이란 경제적 측면에서만 몰입하는 대표적 장소이며 이로 인해 도시가 파괴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논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베네치아 항만기구 사장이며 전직 베네치아 시장을 지낸 파올로 코스타는 하루에 베네치아를 찾아올 수 있는 최대 관광객 수를 결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 티켓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기술의 발달로 이제 관광객 수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과정에서 학교의 단체 관광이나 저소득층들에 대해서는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관광객 수 제한 의견에 반대하는 베네치아 현 시장인 조르지오 오르소니는 무작정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민주적 방식이 아니라면서 출입을 위한 티켓 제도 도입은 자칫 베네치아가 이미 놀이공원화됐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나 관광객들의 이동 경로를 규제하고, 베네치아에 도착하는 관광객 수를 규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네치아는 지난 8월 해상 충돌 사고로 독일 관광객이 숨지자 사고의 재발을 막도록 11월부터 이 도시의 상징인 곤돌라에 번호판과 위성항법장치(GPS)를 달도록 하는 등 엄청나게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도시 전체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