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게임 밀렸나…골드만 2인자 마이클 에번스 연말께 퇴임
미국 1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유력시되던 마이클 에번스 부회장(56·사진)이 연말에 퇴임할 예정이라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에번스가 스스로 퇴임 결정을 내렸다고 했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사내 2인자로 꼽히던 그가 로이드 블랭크페인 현 CEO와의 파워 게임에서 밀렸다고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1993년 입사한 에번스는 채권 트레이딩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1999년 골드만삭스의 증시 상장을 주도했다. 2004년 홍콩으로 자리를 옮겨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던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블랭크페인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차기 CEO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1년 만인 2010년 ‘글로벌 성장시장’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뉴욕으로 돌아왔다. 당시 그의 뉴욕 복귀에 대해 회사 안팎에서는 아시아 사업을 통해 에번스의 사내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블랭크페인의 고육지책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업계에서는 에번스의 퇴임으로 블랭크페인이 앞으로 최소 5년간 CEO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랭크페인은 2006년부터 골드만삭스 CEO를 맡고 있다. 그의 후임으로는 최측근인 게리 콘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확실시된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