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달 급여 항목에서 의대 교수들의 선택진료비(특진비) 수당을 30% 삭감하기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난해 127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도 680억원의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지난달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며 “일부 교수들의 반발도 있지만 일단 올 연말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특진비 수당을 30%씩 깎기로 했다”고 말했다. 삭감 폭은 최대 1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대학병원에서 교수들의 선택진료비를 삭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 전문의가 많이 포진한 서울대병원이 자진해서 교수들의 특진비를 깎았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병원에도 확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내년에도 선택진료비 수당을 삭감할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연봉 2억원 이상을 받은 서울대병원 의사는 110명이다. 이들 연봉의 29.3%가 선택진료비로 충당됐다. 예컨대 연봉 3억9188만원을 받은 흉부외과 A교수는 선택진료비로 1억3683만원(연봉의 34.9%)을 받았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노사 협상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는 지난 1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94%(투표율 90.3%)로 파업을 가결, 23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를 막기 위한 단체교섭은 노사 양측의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파업하면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 배치된 필수 유지 인력을 제외한 노조원 1500여명이 일손을 놓게 돼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 선택진료비

환자들이 전문성 높은 의사에게 진료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급여 항목이다. 이 금액의 30% 정도가 의사에게 인센티브 성격의 수당으로 제공됐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