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박용만 두산 회장, 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좌: 박용만 두산 회장, 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내 프로야구 경기에는 묘한 '승리 공식'이 있다. 팀이 속한 기업의 총수가 경기장을 방문하면 이긴다는 공식이다. 속설 같지만 깨진 적이 거의 없어 "회장님이 떴다"하는 날에는 야구팬들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진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된 삼성과 두산 총수들은 모두 야구 마니아로 알려진만큼, 현장에 직접 나와 이같은 승리 공식을 확인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박용만 두산 회장은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경기장을 방문해 두산 베어스 팀을 응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회장 일정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워낙 야구를 사랑하고 팀에 대한 애정이 높기 때문에 경기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박 회장은 출국 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시리즈에서 보자"며 "(미국) 갔다 빨리 와야 하는데"라는 글을 남겨 곧 경기장을 다시 찾을 것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회장은 특히 다른 기업 총수들과 달리 VIP 전용석이 아닌 일반 관람석에 앉아 경기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 또는 직원들과 함께 응원열기를 느끼며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온라인 예매사이트에서 티켓을 예약 한다고 두산 관계자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 두산 팬들은 박 회장 트위터에 와 "회장님, ○○○에서 예매 성공하는 노하우 좀 전수해주세요"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올해 한국시리즈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가 맞붙은 2012 한국시리즈에서도 5차전 때 경기장을 찾아 관전했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는 2연승 후 2연패에 몰린 상황이어서 이날 경기는 우승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였다. 이 부회장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사장 등과 관람석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날 SK를 2-1로 격파하며 3연승을 달성,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이 부회장은 경기 종료 후 더그아웃을 찾아, 류중일 감독에게 축하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총수들이 경기장에 직접 와 응원하게 되면 아무래도 선수 사기진작에 도움이 된다"며 "반드시 함수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이 부회장이 올해에도 경기장을 찾을 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는 오는 24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리는 첫 경기를 시작으로 7전4승제로 펼쳐진다.
<사진: 박용만 회장이 지난 19일 잠실구장을 찾아 LG와의 플레이오프전을 관람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찍은 사진을 올렸다. 출처- 박용만 회장 트위터>
<사진: 박용만 회장이 지난 19일 잠실구장을 찾아 LG와의 플레이오프전을 관람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찍은 사진을 올렸다. 출처- 박용만 회장 트위터>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