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작년 12월 열린 ‘2012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스’ 시상식에 참석한 김창수 사장(맨 왼쪽)이 우승자 이세돌 9단(가운데)에게 상금과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삼성화재 제공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작년 12월 열린 ‘2012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스’ 시상식에 참석한 김창수 사장(맨 왼쪽)이 우승자 이세돌 9단(가운데)에게 상금과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삼성화재 제공
지난 6월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중국 상하이 훙커우 축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박지성 외에 기성용 이청용 남태희 등이 한 팀을 이뤄 중국 대표 축구선수인 판즈이가 이끄는 ‘상하이 올스타’ 팀과 경기를 펼친 것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연신 환호했다.

이날 경기는 중국 자동차 직판 시장에 진출한 삼성화재의 후원으로 이뤄진 ‘아시안 드림컵’ 자선 축구대회였다. 아시아지역의 열악한 축구 환경을 개선하고 축구를 통해 나눔 문화를 확산한다는 취지로 열렸다. 경기로 벌어들인 수익금은 모두 쓰촨성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중국 지역민을 위로하고, 지역 학교에 교육 시설을 설치하는 데 쓰였다.

지난달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월드 바둑 마스터스’ 본선 개막식이 열렸다. 삼성화재가 18년째 진행하고 있는 세계 바둑 대회다. 삼성화재는 1996년 세계 바둑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매년 쉬지 않고 바둑 대회를 열면서 중식 시간 폐지와 여자·시니어조 신설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했다. 올해 본선 개막식은 2010년 쑤저우, 2011년과 2012년 베이징에 이어 네 번째로 중국에서 열렸다.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자동차보험 판매를 시작한 삼성화재는 이처럼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 손해보험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에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삼성화재는 중국 보험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짧은 시간에 기업을 알리는 데 스포츠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시장은 현지 손보사의 입지가 워낙 탄탄하고, 외국계 손보사에 대한 규제가 심해 단기간에 실적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화재는 이 때문에 판매채널과 조직을 키워 당장 외형성장만 추구하기보다는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스포츠 경기를 후원하거나 대회를 주최하는 방식으로 삼성화재를 직간접적으로 알리고 있다. 박지성 자선 축구대회로 톡톡한 효과를 거뒀다. 경기 예고방송이 72회나 반복됐고, 약 2만명의 관객을 경기장에 동원했다.

수익금을 통한 지역사회 봉사 덕분에 중국 현지인들의 호감을 이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식당과 편의점 등의 옥외광고 노출 효과까지 감안하면 삼성화재에 50억원가량의 홍보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홍보 전문업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오뢰 삼성화재 중국법인 사회공헌팀 과장은 “상하이 근교에 있는 농촌 마을과 협약을 맺고 농번기에 직원들이 일손 돕기에 나서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중국인들과의 소통과 다양한 활동을 같이 하면 중국 사업을 좀 더 빨리 안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