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폐쇄(셧다운) 사태가 2주일째로 접어들면서 국내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채한도 증액 관련 정치권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어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증시 변동성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옵션만기를 맞아 비차익 프로그램에서 매물이 나와 코스피지수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며 "외국인이 전기전자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지속하며 2000선을 지켰지만 미국 정치 관련 불확실성으로 매수 규모가 둔화됐다"고 말했다.

오는 17일로 시한이 다가온 부채한도 증액 협상은 타결이 예상된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천 연구원은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이를 것이란 위기감이 생겨나고 있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절제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며 "미 정치권에서도 정부 디폴트 발생시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늘 밤 공화당 지도부와 회동을 갖는다. 양측이 만나는 것은 셧다운 이후 처음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권을 향한 여론의 비난이 거세져 양측간 의견차를 좁혀나갈 것" 이라며 "최근 증시 부진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마지막 진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미 정치권 불확실성이 극단적인 사태로 이어지기는 힘들지만 투자심리에부담" 이라며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보수적으로 주식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 투자자라면 17일 전까지 관망세를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미국 정치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OECD 세계 경기선행지수가 11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어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도 4개월 연속 올랐다"며 "국내외 경제지표의 호조세를 감안하면 미국 정치 변수 부담만 덜어낸다면 추가적인 반등 시도가 충분히 전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변수 해소시에는 경기민감 대형주에 우선적 관심을 가지라고 권고했다. 전기전자 운수장비 자동차 등의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계 건설 화학 등 낙폭과대주들도 반등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