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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수소차 1등' 현대차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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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석 산업부 기자 iskra@hankyung.com
    [취재수첩] '수소차 1등' 현대차의 하소연
    “어떻게 잡은 1위 타이틀인데, 걱정이 많습니다.”

    현대자동차 고위 관계자가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말이다. 그는 “지난 3월 현대차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을 시작한 것은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중대 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5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현대차가 창립 46년 만에 처음으로 ‘패스트 팔로어’에서 ‘마켓 리더’ 수식어를 달았지만, 정작 국내 공급이 안돼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다. 배기가스 대신 물이 배출돼 오염 걱정이 없다. 5.6L 연료탱크를 채우면 594㎞까지 주행할 수 있다.

    덴마크, 스웨덴, 독일, 미국 등에 이 수소연료전지차를 시범 공급했다. 2015년까지 유럽에 1000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정작 ‘안방’인 국내 보급 계획은 ‘미정’으로 남아 있다. 보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비싼 자동차값과 함께 수소충전소 부족이다. 비싼 차 가격이야 당장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정부 규제에 막혀 충전소 인프라 확보가 불가능한 현실에 현대차는 속을 끓이고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연구용 설비 등으로 설치된 현대·기아차의 충전소 3기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13기에 불과하다. 확대 설치를 위해선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이 규정한 압력용기 설계기준이 재정비돼야 한다. 하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독일 등은 기업과 정부가 함께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모처럼 잡은 리더의 기회를 경쟁사에 뺏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조금씩이라도 보급이 늘어야 가격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일본 도요타와 혼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2015년 일제히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과 독일 정부는 이에 맞춰 2015년까지 자국에 수소충전소를 각각 100곳 이상 설치하기로 했다.

    일본은 공업지역에만 허용된 수소충전소 입지를 주택과 사무실 밀집지 등으로 확대키로 했다. “투자하지 않고, 뭔가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앞서 갈 수 없다”는 현대차 관계자의 말이 괜한 엄살일까.

    최진석 산업부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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