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아는 생기는 대로!
가끔 지인의 부탁을 받고 결혼식 주례나 축사를 할 때가 있다. 주로 결혼을 먼저 한 선배로서 부부간의 살아가는 기술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마무리로 꼭 하는 말이 있다. ‘아는 생기는 대로!’ 경상도 말이다. 아이는 생기는 대로 많이 낳으라는 뜻이다.

올해 출산율이 작년 1.3명에서 1.1명으로 떨어질 전망이란다. 다시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출산율 저하는 곧 일할 사람과 소비할 사람이 없어진다는 뜻이고 국가의 성쇠를 좌우하게 된다. 국가의 어려운 시기를 보낸 사람인지라 나라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 ‘출산율이 낮으면 안 되는데’ ‘고민 없이 아이를 낳아야 할 텐데’ 등 걱정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어이구, 저 꼰대’라고 한다는데 그리 불리면 어떠한가.

우리 회사부터 앞장서자는 생각을 했다. 육아에 대한 물리적, 정신적 스트레스는 해결해줄 수 없지만 기본적인 육아비용은 일부 지원해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때부터 첫째를 낳으면 100만원, 둘째를 낳으면 200만원, 셋째를 낳으면 122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교육비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아무런 조건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면 된다. 내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사이트(cafe.daum.net/kys1005)에서 셋째 아이를 낳겠다고 신청하고 출산을 하면 선착순으로 200만원을 지원한다. 현재 7200여명이 넘는 국민이 셋째 아이를 낳겠다고 신청을 했고 그중 300여명에게 출산장려금 7억원가량이 지원됐다. 감사의 말과 함께 그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신청한 사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책을 내고 강연을 하고 방송 출연을 하면서 얻은 수익금 전액을 출산장려캠페인 기금으로 마련하고 있다. 출산과 육아의 고민을 그들만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지 않아서다. 당신의 몫이 아닌 우리들의 몫으로 공감해주고 싶어서다. 오는 10일 임산부의 날이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자연스럽지만 또 어려운 일을 선택해준 모든 임산부와 그 가족에 박수를 보낸다. ‘아는 생기는 대로 많이 낳아라!’라고 행복하게 외칠 수 있는, 그래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성스러운 몸매를 지닌 배불뚝이 여성을 많이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kys@chunh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