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9주년 - 기로에 선 신흥국…20억 시장을 가다] 중산층과 농업, 그래도 경제의 희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 브라질 (上)
브라질 경제의 희망 2題
원자재 덕에 중산층 급증…소비와 서비스 산업 견인
정부 간섭 없는 농업부문은…발전가능성 '무한대'
브라질 경제의 희망 2題
원자재 덕에 중산층 급증…소비와 서비스 산업 견인
정부 간섭 없는 농업부문은…발전가능성 '무한대'
![[창간 49주년 - 기로에 선 신흥국…20억 시장을 가다] 중산층과 농업, 그래도 경제의 희망](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AA.7913159.1.jpg)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5월 양적완화(QE) 축소 계획을 발표하기 이전까지 장기간 이어졌던 원자재 가격 상승은 브라질 중산층의 수를 크게 늘렸다. 이렇게 성장한 중산층은 소비와 서비스업의 성장을 견인하며 QE 축소 등 외부 악재 속에서도 브라질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농업 부문 투자는 브라질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2006년 발견된 암염하층 원유(바다 밑 2000~3000m 암염·사암층에 있는 원유)도 브라질 경제의 미래로 꼽히지만 기대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경제 지탱하는 중산층
![[창간 49주년 - 기로에 선 신흥국…20억 시장을 가다] 중산층과 농업, 그래도 경제의 희망](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AA.7913158.1.jpg)
지난해까지 이어진 세계 원자재 가격 상승은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인 농산물과 철광석 등 원자재 판매 수입을 크게 늘렸다. 덩달아 중산층의 수도 늘어났다. 브라질 재정부에 따르면 월 소득 1734~7475헤알(약 100만~500만원)인 ‘C클래스’의 수는 지난해 1억500만명에서 내년 1억160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월 소득 7475헤알 이상인 부유층의 수도 지난해 2300만명에서 내년엔 29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부유층을 겨냥한 해외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최근 브라질 남부 파라나 주에 있는 공장에서 Q3 등 고급 아우디 모델 생산을 시작하기로 하고 12억헤알(약 5700억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앞서 BMW도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 주에 첫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5억헤알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브라질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브라질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 시장이다.
이 같은 중산층의 성장과 이에 따른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브라질 경제를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다만 최근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중하(中下)층의 삶은 팍팍해지는 반면 소비수준 증가가 중상(中上)층에 집중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김영욱 삼성전자 중남미 총괄 상무는 “지난해부터 시장 전체 사이즈가 커지고 있진 않다”며 “다만 고급품의 수요는 이전보다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한한 가능성 농업
브라질 경제의 또 다른 희망은 농업이다. 브라질에는 세계 담수의 25%가 몰려 있다. 농업 발전을 위한 천혜의 환경이다. 개간 기술의 발달로 현재 5000만㏊인 사용 농지는 향후 8배인 4억㏊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기술 수준도 높다. 브라질 국영 농업 연구소인 엠브라파는 세계 최고 수준의 농업 기술을 자랑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농업 부문은 다른 원자재와 달리 정부 개입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브라질 에너지 산업의 경우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가 모든 것을 총괄한다. 외국 기업이 투자할 때도 페트로브라스가 반드시 지분의 30%를 참여해야 한다. 반면 농업은 1980년대 산업을 총괄하는 국영기업을 없앴다. 덕분에 외국 기업들이 국가의 간섭 없이 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 현재 브라질 농업의 70% 이상은 번지, 카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브라질 법무법인 디마레스트의 헤나토 브라넬로 농업 전문 변호사는 “외국 기업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브라질 농업 기술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며 “상당수의 기업들이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해 농업에 투자해 후방산업 발전에 따른 고용 유발효과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브라넬로 변호사는 “다만 농산품을 운송하기 위한 인프라가 워낙 열악하고 정부의 자유무역 반대 기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이 적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암염하층 원유, ‘지나친 기대는 금물’
많은 외부 전문가들은 최근 한창 개발 중인 암염하층 원유도 브라질 경제의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2006년 처음 발견된 산투스, 캄포스 유역 암염하층에선 지난 5월 현재 하루 32만배럴의 원유가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선 “150억~2000억배럴로 추정되는 매장량이 제대로 개발돼 경제성장에 기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단 2000m 이하 심해에 묻혀 있는 암염하층 원유 개발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고 리스크도 크다. 미국에서 채굴이 상대적으로 쉬운 셰일오일 개발이 한창인 만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브라질보다는 미국 투자를 선택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실시된 ‘리비아 광구’의 암염하층 원유 개발권 입찰에 BP, 엑슨모빌, 셰브론 등 서구 에너지 기업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페트로브라스 30% 투자 필수참여’ 룰도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꺼리게 하는 이유다.
상파울루·리우데자네이루=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공동기획 : 한경·LG경제연구원
■ 특별취재팀
브라질=남윤선 기자, 박래정 LG경제硏연구위원
인도네시아=김보라 기자, 이지선 선임연구원
멕시코=노경목 기자, 김형주 연구위원
터키=주용석 차장대우, 정성태 책임연구원
인도=이정선 차장대우, 강선구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