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근 일본 SBI홀딩스가 인수한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전 경영진 횡령·배임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강남일)는 지난 8월 서울 청담동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본점 및 계열사, 김광진 전 회장의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압수수색 즈음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 수십명을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고발된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전 경영진 비리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한 것”이라며 “과거 대주주 시절 있었던 일을 조사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대주주가 대폭 증가해 자본이 확충돼 자산건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번 수사는 과거 대주주들의 불법 행위에 국한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주 초 김 전 회장이 소환 조사를 받으리란 일각의 예상에 대해서도 “그럴 예정이 없다”면서 “5000억원대 부실대출 사건이란 얘기도 나도는데 아직 수사 초기라 횡령·배임 금액을 정확하게 추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해 5월 솔로몬·미래 등 대형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때 증자 등 경영개선 약정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지난 5월까지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 금융회사에 대한 처분)를 유예받았다. 일본계 투자금융회사인 SBI홀딩스에 지난 3월 인수되면서 2375억원이 증자됐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그러나 3765억원의 추가 부실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돼 경영개선 명령 대상에 올랐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 1일 사명을 SBI저축은행으로 바꿨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