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사장을 포함한 동양증권 임직원들이 동양시멘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저지에 나섰다.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휴지조각이 될 위험에 처했다며 투자자 항의가 잇따르자 임직원들이 그룹 회장에게 집단적으로 반기를 든 전례 없는 사태다.

동양증권 임직원은 2일 오후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한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 철회를 요구했다.

임직원들은 성명서에서 “동양시멘트는 재무구조가 비교적 우량하고 시멘트 업계 매출 2위의 탄탄한 기반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법정관리 신청 철회만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은 동양증권의 고객기반은 물론 존립기반까지 뒤흔드는 사태로 사장 이하 모든 임직원의 의견을 담아 성명을 냈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격인 (주)동양은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지난 7, 9월 두 차례에 걸쳐 1565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다. 법원이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이면 이 어음에 투자한 4700여명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동양증권 노동조합도 이날 춘천지방법원에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장남인 현승담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조만간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전략기획본부가 해체되면서 김봉수 상무(현 회장의 사위)는 동양시멘트로 복귀했다. 김 상무는 장녀 정담씨(동양생명과학 등기이사 겸 동양 마케팅전략본부 상무)의 남편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