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타는 경제지표] 생산·소비·투자 모처럼 '기지개'…경기회복 청신호
지난 8월 광공업 생산이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소매판매(소비)는 석 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7월 감소세로 돌아섰던 설비투자도 다시 늘었다.

이처럼 생산·소비·투자 등 모든 지표가 증가세를 보이고, 향후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도 5개월째 오르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실물경기와 관련이 깊은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8% 증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3% 늘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5월 0.2% 감소한 뒤 6월에는 0.8% 증가했다. 7월 자동차업체인 한국GM의 파업 탓에 0.3%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최근 광공업 생산은 꾸준히 나아지는 모습이다.

박성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LG G2와 삼성 갤럭시노트3 등 스마트폰 새 모델 출시에 맞춰 영상음향통신 부문 생산이 늘었다”며 “7월 한국GM 파업 여파로 주춤했던 자동차 생산이 정상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등 영상음향통신 생산과 자동차 생산은 각각 전월 대비 11.1%, 18.9% 늘었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및 부품(1.8%) 등의 생산도 늘었다.

생산이 늘어나면서 8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6.5%로 전월(74.2%)보다 2.3%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에 비해 0.2% 감소하고, 출하는 2.3% 늘어 재고율(출하에 대한 재고 비율)은 2.8%포인트 하락한 115.1%를 나타냈다.

8월 전(全)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0%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늘었다. 6월(-0.2%)과 7월(-0.4%) 두 달 연속 감소한 뒤 석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휴가철을 맞아 여가업(3.7%)과 금융보험업(1.7%) 등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도 살아나고 있다. 8월 설비투자는 자동차와 운송장비 부문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달보다 0.2% 늘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4.6% 증가했는데 2012년 2월(27.3%)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대한항공의 항공기(A380) 도입과 자동차 파업 이후 늘어난 투자 증가 덕분이었다. 7월 0.9% 감소했던 건설실적도 8월에는 0.1% 증가했다.

소비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휴가로 의복 판매와 식료품 판매가 늘어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6월부터 석 달째 증가세인데 이는 2012년 2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는 7월보다 0.2포인트 오른 99.1을 나타냈다. 앞으로의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증가한 101.2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정부는 8월 산업활동동향 결과를 두고 경기 회복세가 확대됐다고 평가면서도 본격 회복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아직 투자가 월별로 등락을 거듭하는 등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뚜렷하지는 않다”며 “본격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