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이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하고 사명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 등 동양그룹 계열사 3곳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생명 가입자들의 불안이 커져서다. 가입자들의 대량 보험해약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동양생명은 30일 오후 3시 대주주인 보고펀드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계열분리와 사명변경 방안을 논의한다. 이르면 1~2일 안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계열분리는 이사회 이후 주주총회를 거쳐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정식으로 이뤄진다. 사명변경은 이르면 연내 완료될 전망이다.

동양생명은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증폭되면서 가입자들의 보험해약 문의가 급증하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적으로 촉발된 지난 23일부터 동양생명의 보험해지 환급금은 약 8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은 지분 57.6%를 갖고 있는 보고펀드가 대주주다. 동양그룹이 갖고 있는 동양생명 주식은 동양증권이 보유한 3%가 전부다. 사실상 동양그룹과 분리돼 독자경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막연한 불안감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입자의 몫”이라며 “동양그룹 계열사와 거래규모도 자기자본 대비 1.6%에 불과해 그룹 위기로 인한 위험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