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13일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제3고로(용광로)에 불을 지피는  ‘화입(火入)’을 하고 있다.   /현대제철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13일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제3고로(용광로)에 불을 지피는 ‘화입(火入)’을 하고 있다. /현대제철 제공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인 현대제철이 당진 제철소에 만든 연산 400만 규모의 제3고로(용광로)가 쇳물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 7년간 9조9000여억원을 투입해 1, 2, 3고로를 완성하면서 현대제철은 전 세계 11위 철강사로 부상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13일 충남 당진 제철소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고로 제작사인 폴워스의 마크 솔비 사장, 임직원 50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고로 화입(火入)식(가동식)’을 가졌다.

쇳물부터 챙겨 더 강한 車 만들기…정몽구 품질경영 '100년 불씨' 지피다
정 회장은 철광석과 코크스(연료탄)가 섞여 있는 고로 안으로 직접 불을 지펴 넣으며 생산 시작을 알렸다. 정 회장은 “100년동안 꺼지지 않을 불을 지피니 감회가 새롭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정 회장은 또 이날 기념사에서 “그동안 제철소 건설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을 바친 임직원들과 협력사 가족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쇳물을 이용해 최고 수준의 자동차 강판 소재를 만들어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기간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로제철소 사업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추진했던 현대가(家)의 숙원 사업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1977년 정부에 제2 종합제철소 설립 계획을 냈지만 포스코의 광양 제2제철소에 밀렸다. 1994년에도 부산 가덕도에 제3제철소 건설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선친의 뜻을 이어받은 정몽구 회장은 2000년 삼미특수강과 강원산업, 2004년 한보철강 등 전기로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현대제철의 생산 능력을 끌어올렸다. 2006년 10월 민간기업 최초의 고로제철소인 당진 1고로 기공식을 가졌다. 2010년 연산 400만 규모의 1, 2고로를 완공했고 이번에 3고로까지 끝낸 것이다.

현대제철은 3고로가 안정화되는 내년부터 연산 400만 중 절반은 해양플랜트용 초고강도 에너지 후판, 나머지 절반은 자동차용 고강도 강판으로 만들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1, 2, 3고로 가동으로 연간 8조90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조직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진제철소의 고로가 건설되는 7년 동안 경제파급 효과가 엄청났다. 고용창출 효과가 건설 과정에서 9만5800명, 운영 과정에서 11만300명 등 총 20만6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유발 효과도 46조8810억원에 달했다. 또 기존 1200만의 전기로 물량에 고로 물량 1200만을 더해 총 2400만 규모의 쇳물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전 세계 5위 생산 능력을 갖춘 포스코(3990만)에 이어 11위 철강사가 된다.

당진=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