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만기CP 오너家 해결해야"
금융감독당국이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기업어음(CP)을 동양의 오너 일가가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동양그룹은 오리온그룹 대주주의 주식을 바탕으로 신용 보강을 받아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해 CP를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만나 “만기가 돌아오는 CP를 상환하지 못하면 개인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이 책임지고 그런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너 일가의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CP를 상환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의미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동양그룹 5개사가 발행한 단기금융증권인 CP와 전자단기사채는 1조1000억원어치에 이른다.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하루 평균 6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인들이 매입한 5000억원대 CP는 불완전 판매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우선 해결해야 한다”며 “동양 측이 내놓을 해결 방안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의 이 같은 요구에 동양그룹은 형제 회사인 오리온그룹의 대주주 담철곤 회장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에게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동양 계열사 자산을 담보로 5000억~1조원의 ABS를 발행할 테니 이들이 가진 주식을 바탕으로 신용 보강을 해달라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ABS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ABS는 자산 매각을 통해 상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고 이양구 동양 창업주의 부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은 지난 10일 장녀인 이혜경 동양 부회장과 함께 차녀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을 만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화경 부회장과 담 회장은 오리온 주식을 각각 86만5204주(14.49%)와 77만626주(12.91%)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주당 가격은 97만3000원이다.

이화경 부회장 측은 이날 본지에 “담 회장과 충분히 상의한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왔다.

류시훈/이상은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