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14승 수확에 실패한 왼손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남은 목표는 평균자책점 2점대 복귀와 포스트시즌 3선발 굳히기로 요약된다.

허리 통증 탓에 12일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3연패로 내리막을 탄 애리조나를 제물로 승리를 따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으나 뚜껑을 연 결과 '천적 타자'와 '1회 실점'의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앞으로 두 번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류현진은 지난해 일본 출신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세운 아시아 신인 투수 최다승(16승) 기록을 넘기 어렵게 됐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자력 우승에 매직넘버 6을 남긴 다저스가 언제 우승을 결정짓느냐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은 약간 달라질 수 있지만 류현진은 18일 애리조나, 25일 샌프란시스코를 끝으로 정규리그를 마감할 전망이다.

둘 다 원정 경기여서 류현진이 3.07인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낮춰 개인 목표를 이룰지 주목된다.

13승 6패를 올린 류현진은 홈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했다.

그러나 방문경기에서는 6승 3패, 평균자책점 4.05로 좋지 않다.

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류현진은 각각 평균자책점 6.55, 4.26으로 고전했다.

류현진이 7이닝씩 던진다고 가정할 때 남은 두 경기에서 14이닝 동안 3자책점 이내로 막아야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낮출 수 있다.

포스트시즌 3선발 굳히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4선발로 뛴 우완 리키 놀라스코가 무서운 기세로 승수를 쌓고 류현진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시즌 중반 마이애미에서 이적한 놀라스코는 8월 2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 이래 7연승을 질주하고 13승(9패)을 신고했다.

사이영상 수상자 출신인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이상 14승) 두 원 투 펀치와 류현진, 놀라스코로 선발진을 짠 다저스는 올해 포스트시즌 최강의 선발진이라는 평가 속에 25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시즌 내내 꾸준하게 다저스 선발진을 지켜온 류현진이 가을 잔치에서도 전국적인 조명을 받으려면 팀의 최약체 선발로 거론되는 4선발보다는 출전 기회도 많고 상징성도 큰 3선발로 뛰는 게 좋다.

놀라스코가 가파른 페이스로 한 시즌 개인 최다인 14승을 넘을 기세여서 류현진이 3선발 싸움에 불을 붙이려면 애리조나,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눈부신 역투로 돈 매팅리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