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버지 姓, 채씨 맞지만 채동욱 총장과 아무 관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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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내연녀' 지목 Y씨 언론에 편지
'혼외아들' 보도 전면 부인
"미혼모 무시 안당하려고 함부로 이름 빌려 쓴 것"
'혼외아들' 보도 전면 부인
"미혼모 무시 안당하려고 함부로 이름 빌려 쓴 것"

한겨레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임씨는 이날 자신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등기우편으로 보낸 육필 편지에서 “아이의 아버지가 채모씨는 맞지만 채 총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일자 조선일보에서 채 총장과 10여년간 혼외관계를 유지하며 11세 된 아들을 숨겨온 당사자로 지목된 임OO”라며 “지금은 밝힐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떤 분의 아이를 낳았으며 아버지 없이 내 아이로만 출생신고를 했다”고 적었다.
임씨는 “아이가 커서 초등학교에 다니게 됐는데 아버지 이름을 ‘채동욱’으로 적었던 것뿐”이라며 “아이가 채 총장 같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가게를 운영하면서 주변에서 보호받은 점, 가게 주변 사람들에게 무시받지 않고 싶었던 마음에 이름을 함부로 빌려 썼다”고 했다.
또 “학적부에 기재가 그렇게 된 이유로 말이 퍼져 채 검사가 아버지 아니냐고 (아들이) 여러 번 놀림을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채 총장은 저하고는 연락이 닿은 지도 수년이 지났고 만약 아이 아버지가 그 분(채 총장)이었다면 당당하게 양육비나 경제적인 도움을 청했을 것”이라며 “지난주 수요일, 조선일보 기자가 갑자기 ‘총장 일로 찾아왔다’고 하기에 두렵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잠적했던 게 내 불찰이었다”고 토로했다.
임씨는 채 총장과의 인연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채 총장을 부산에서 장사할 때 손님으로 알게 된 뒤 서울에서 사업을 할 때도 제가 청해 여러 번 뵙게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가 아는 그 분은 점잖고 예의바른 분으로 술 파는 가게에서 통상 있듯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 분은 늘 후배 검사들과 함께 오곤 했는데, 제 아이의 아버지가 그 분이라면 그런 모임을 제가 일하는 가게에서 하리라고는 남의 눈이나 말을 피하기 위해서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임씨는 편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 “제 개인의 사생활이지만, 이와 관련된 파문이 걷잡을 수 커지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일까지 벌어지게 돼 부득이 이 일을 사실과 함께 해명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현재 제 바람은 어려움 속에 혼자서 키운 제 아이가 충격받거나 피해당하지 않고 남들처럼 잘 커가는 것 말고는 없다”며 “조용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밖에는 없다”는 말로 편지를 맺었다.
임씨의 육필 편지가 공개되면서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채 총장은 지난 9일 “유전자 검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대검 간부회의에서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무근이며 공직자로, 한 사람의 가장으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채 총장은 또 “정정보도가 빠른 시일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