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4분기 8%대 성장 복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 하반기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3일 전망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4분기 8.1% 성장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국제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경상수지 적자폭이 큰 신흥국이 영향을 받았으며 이들 국가의 저성장이 세계 경제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OECD는 이날 발표한 주요 7개국(G7) 하반기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일본, 영국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도 전체적으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올해 2분기(2.5%)에 이어 3분기와 4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2.5%, 2.7% 증가해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OECD는 예측했다. 또 영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도 3~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회복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은 3%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이날 발표된 미국 8월 제조업지수는 2년여 만의 최고치인 55.7을, 7월 건설지출은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OECD의 전망에 힘을 실었다.

특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 3개국의 평균 성장률은 2분기 1.6%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탈피한 뒤 3분기(1.3%), 4분기(1.4%)에도 양호할 것으로 예측했다. OECD는 G7 국가 중 유일하게 이탈리아만 하반기에도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신흥경제국 가운데 중국이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가 올 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성장세 아직 더뎌…인도 경제 구조조정 나서야”

중국은 올 1분기 7.7%, 2분기에는 7.5%의 성장률을 기록해 경기 위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OECD가 4분기 8%대 성장을 전망한 것은 중국 경제가 다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일 발표한 8월 중국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경제 회복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중국 제조업PMI는 전달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51.0으로 2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넘었다. 이는 지난해 4월 53.3을 기록한 이후 16개월 만의 최고치로 중국 경제가 둔화하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이날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에서 개막한 ‘중국·아세안 박람회’에 참석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7.5% 달성을 자신했다.

리 총리는 이날 “고용과 물가가 안정적이고 시장 기대가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등 정부 인사들의 언급은 있었지만 경제를 총괄하는 리 총리가 직접 성장률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OECD는 신흥국 경제의 저성장이 세계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평균 1%포인트 줄어 저성장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OECD는 선진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주요 국가에서 경제 성장세가 나타나는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아직 회복세가 탄탄하지 않으며 위험도 여전하다는 게 이유다. 국가부채와 은행 부실의 위험이 있는 일부 국가들은 통화정책을 통해 국내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 회복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OECD는 권고했다.

신흥국 중에서는 인도가 가장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4개월 동안 달러화 대비 인도 루피 가치는 20% 이상 하락했다. 카를로 파도안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기를 맞고 있는 인도 정부는 경제 성장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기 전에 경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