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상하이에서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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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한경포럼] '상하이에서 아침을'](https://img.hankyung.com/photo/201309/AA.7805348.1.jpg)
행인들은 공사판 먼지를 피해 가며 종종걸음을 쳤다. 그중에는 상하이자오퉁대(上海交通大) 쉬자후이 캠퍼스로 향하는 금융MBA 대학원생들이 섞여 있었다. 중국 최고의 금융상업도시답게 이곳 학생들은 주말에도 노트북을 끼고 학교로 몰렸다. 전날 오후에 쇼핑가에서 만났던 첨단 패션의 젊은 여성들도 있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신분상승을 꿈꾸던 오드리 헵번처럼 ‘상하이의 아침’을 꿈꾸는 중국 젊은이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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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아침은 이처럼 황푸강(黃浦江) 서쪽의 옛 조계지였던 구시가지와 동쪽의 푸둥 신시가지를 동시에 껴안고 깨어난다. 게다가 중국 최초의 자유무역지대인 상하이자유무역지대가 오는 27일부터 가동된다. 리커창 총리가 주도하는 이 사업은 금융·외환 자유화를 통해 ‘작은 홍콩’을 만드는 ‘리코노믹스(리커창식 경제개혁)’의 기둥으로, 핵심은 서비스산업이다.
중국의 서비스 혁신은 토종 브랜드인 하이디라오 샤부샤부 체인의 성공사례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다. 허름한 촌구석에서 테이블 네 개로 시작한 식당이 10여년 만에 종업원 1만6000여명의 전국 체인으로 성장한 비결은 놀랍게도 ‘한국식 서비스’였다. 무뚝뚝한 중국 직원들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손님이 기다리는 동안 과일과 맥주, 과자 등을 제공하고 네일케어와 발마사지, 구두닦이 서비스까지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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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交通大의 한국 기업인
상하이에 오래 체류한 기업인일수록 “초기 진출 땐 중국을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모르는 게 많다”고 한다. 변화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정보와 경영방식, 마케팅 기법에 목말라 한다. 몇 년 전 한양대 글로벌MBA가 상하이자오퉁대 금융MBA와 함께 중국최고경영자과정을 개설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 대학 인근에만 한국 기업 1500여개가 진출해 있다.
김달호 한양대 상하이센터 대표는 “중국인 교수들이 현지 기업경영을 가르치는 샴프(SHAMP·상하이한양최고경영자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 생활문화를 포함하는 린스(LINSH·라이프 인 상하이)를 만들었는데 이젠 인문학까지 아우르는 ‘상하이의 아침’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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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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