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바윗길을 가다(62) 설악산 장군봉 채송화향기 / 연륜과 저력이 만들어 낸 바윗길의 향기
[김성률 기자] 벌써 한 달 전, 설악산 소공원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비 때문에 비를 긋다가 뒤늦게 등반지를 바꾸어 유선대 ‘그리움둘 리지’로 올라가던 중이었다. 장군봉의 여러 바윗길 즉 알파인클러치, 석이농장, 꼬르데 길 등을 지나쳐 가는데 오른쪽 벽 하얀 스테인리스 철판에 무언가가 쓰여 있었다. 채송화향기. 장군봉에 새로운 바윗길이 등장한 것이다.

설악산 미륵장군봉에는 이제 새로운 바윗길의 개척을 금지한다지만 바윗길들은 이렇게 쉬지 않고 개척되고 있다. 참 놀랍지 않은가, 바위꾼들의 생명력이란. '채송화향기'는 누가 개척한 길일까? 바윗길에서 꽃향기가 피어나는 것도 같은 이 바윗길을 8월24일 올랐다.

채송화향기 길로 가려면 설악산 소공원을 떠나 비선대산장을 지난 다음 철길을 건너 우측 금강굴 가는 길로 진입해야 한다. 금강굴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약 100미터 지점에 우측으로 채송화향기 안내판이 붙어있다. 들머리를 찾기가 다른 바윗길에 비해서 비교적 쉬운 편이다. 굳이 정확한 위치를 말하자면 마등령과 금강굴 갈림길 왼쪽으로 알파인클러치, 석이농장, 꼬르데, 알파인코오롱, 그리고 '채송화향기'가 개척된 이후 새로 난 바윗길이라는 '매일 그대와' 다음이 채송화향기다. 위쪽 유선대 방향으로는 A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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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에 개척된 것으로 알려진 채송화향기 길을 등반할 때까지도 누가 개척한 길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등반난이도 또한 대중이 없다. 첫째 마디에 붙어있는 바윗길 표지판에 보면 1P 5.10c 등반거리 30미터 볼트수 3개, 2P 5.11a 등반거리 15미터 볼트수 2개, 3P 5.9 등반거리 15미터 볼트수 , 4P 5.10a 등반거리 30미터, 5P 5.10a 등반거리 20미터 볼트수 3개, 6P 5.10a 등반거리 30미터 볼트수 3개, 7P 5.10 등반거리 20미터 볼트수 3개로 나타나있다.

그러나 출발전 인터넷을 통해 확보한 난이도는 이와는 다소 달랐다. 첫째 마디의 난이도가 5.10a로 되어있는 개념도가 있는가 하면 5.10b, 5.10c까지 그야말로 다양했다. 가장 어렵다는 둘째 마디의 경우에도 5.10b 정도로 표기되어 있는 개념도도 있었다. 여하튼 첫째 마디와 둘째 마디가 '채송화향기'의 크럭스로만 생각하고 몸으로 부딪쳐보기로 했다.

선등은 요즘 한창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조장래 클라이머가 맡았다. 선등할 때 그의 기분은 어떨까? "전혀 새로운 길을 등반하게 되면 아무래도 긴장을 하게 되죠. 부상의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등반을 하다 다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설레이는 마음 속에서 새로운 바윗길을 하나 완등을 하고나면 그 기분은 어디에 비할 데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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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클라이머가 드디어 채송화 향기 표지판 옆에서 환하게 미소를 지은 후 양 손을 위로 뻗어 홀드를 잡고 몸을 올려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한다. 첫 볼트는 고맙게도 출발선상에서 퀵드로를 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배려로 읽혀져 기분이 좋다.

첫 볼트를 지나 둘째 볼트로 가는 약 2미터 구간이 첫째 마디의 크럭스라 할 수 있다. 난이도를 반영하듯 둘째 볼트에는 슬링줄이 하나 걸려있다. 머리 위쪽의 언더 홀드를 잡기가 대단히 어려운데 발을 딛고 올라서면 이 언더홀드의 상태가 잡기 좋게 변화한다. 그 다음에 오른쪽 크랙으로 손을 바꿔 잡고 우측으로 넘어가야 문제를 풀 수 있다. 보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단순히 완력만으로도 안되고 적절한 동작이 나와야 한다.

크럭스 구간을 통과하면 오른쪽으로 아주 양호한 크랙이 나타나기 때문에 크랙선을 따라 등반하면 확보지점까지는 무난하게 등반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로 5.10C의 초, 중급자에게는 다소 어려운 난이도의 버거운 첫째 마디를 등반하고 나면 자못 긴장감이 더해진다. 첫째 마디의 난이도는 표지판에 새겨진 것처럼 5.10 c정도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쌍볼트 지점에 확보를 하면 여러 명이 서있어도 아무런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양호한 확보지점이 만족스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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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간을 통해 가장 난이도가 높은 둘째 마디의 출발은 수월하다. 첫 볼트까지 진출해서 퀵드로를 걸고 크랙의 홀드를 잘 잡아가면서 다시 2~3미터를 진출하면 덧장바위에 다시 볼트가 나타난다. 여기에 다시 퀵을 하고 올라서는 것이 관건이다. 둘째와 셋째 마디 볼트 사이는 거의 직벽이기 때문에 올라서기가 결코 쉽지가 않다.

그렇지만 약간 오버성의 툭 튀어나온 바위를 어렵게 올라채고 나면 15미터의 등반이 이내 끝나게 된다. 등반거리와 함께 크럭스 구간이 짧아서인지 난이도는 첫째 마디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개척이후에 볼트가 하나 추가되었는지 총 볼트수는 3개. 후등자들은 크럭스 구간을 다소 어려워하면서도 별무리 없이 재미있게 등반을 이어나가고 있다.

둘째 마디 확보지점에 서게 되면 비로소 설악산의 비경이 속살을 드러낸다. 천불동 계곡이 저 아래로 깔리고 천화대를 비롯한 설악의 고봉준령들이 한눈에 잡힐 듯 다가온다. 언제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 산수화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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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마디에서는 오른쪽으로 마치 계단처럼 긴 크랙구간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셋째 마디다. 난이도는 5.8에서 5.9 정도인데 중간에 볼트가 없으므로 선등자는 주의를 해야 한다.

셋째 마디를 수월하게 통과하니 등반팀은 이제 “즐기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넷째 마디 등반을 시작한다. 그런데 선등을 하는 조 클라이머의 등반속도가 더뎌진데다가 중간에 약 2미터의 클라이밍 다운을 한 다음 다시 등반을 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무언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등반을 하면서 보니 크럭스로 진입하기 전의 볼트가 하나 빠져있었다. 선등자는 크럭스 진입시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부상의 부담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볼트가 빠진 자리에 퀵드로를 설치하고 다시 등반을 이어나간 것이다. 일부러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볼트를 빼놓을 리는 없으니 보수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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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마디는 거리가 30미터에 이르고 계속 힘을 써야 하는 구간이다. 조 클라이머도 “첫째 마디나 둘째 마디는 크럭스 구간만 통과하면 큰 어려움이 없는데 넷째 마디는 계속해서 힘을 써야하기 때문에 넷째 마디가 오히려 첫째 마디보다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실토한다. 난이도는 5.10a를 넘어 5.10b 이상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등반팀은 넷째 마디 확보지점 그늘이 진 곳에서 점심으로 준비해온 빵과 음료수를 들었다. 구름 한 점 없이 해가 쨍쨍한 날씨였지만 다행히 확보지점에는 그늘이 있어 더위를 식혀준다. 다시 햇볕이 쏟아지는 다섯째 마디를 출발하니 이번에는 또 어떤 길이 나타날까 기대반 걱정반의 마음이 된다. 그런데 거리 20미터의 다섯째 마디는 홀드가 아주 좋아서 등반이 수월하다. 5.9 정도의 난이도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다섯째 마디를 등반하고 나면 마치 하늘로 솟은 듯한 직벽의 타워를 만나게 되는데 전형적인 ‘디에드르(diedre는 불어이며 영어로는 corner로 부른다. 책을 90도 정도로 펴서 세워놓은 것 같은 직선형의 직립 암벽)’ 크랙의 형상을 하고 있다. 난이도는 첫째 마디와 둘째 마디에 비해 떨어지지만 바위의 형태로만 보자면 채송화향기를 대변하는 하이라이트 구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거대한 책장을 보면서 기자가 이 길을 개척했다면 ‘독서의 향기’ 쯤으로 이름붙이지 않았을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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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가 약 25미터는 될 것 같은 거대한 수직 암벽에 경외감과 함께 위압감이 느껴지지만 의외로 홀드는 아주 좋은 편이고 중간에 쉬어 갈 수 있는 구간이 여러 군데 나온다. 때문에 선등자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등반을 하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

거의 모든 크랙구간이 그렇지만 여섯째 마디 역시 첫 볼트가 높이 있다. 책을 펴놓았을 때 가운데 부분 접히는 구간의 크랙을 출발하여 약 6~7미터 등반한 다음에 가로로 안정적인 크랙을 밟고 오른 쪽 벽의 첫 볼트에 퀵 드로를 통과시킨다. 등반자와 오른쪽 퀵드로 사이의 크랙을 잡고 올라가면 반침니 형태가 된다.

이때부터는 다시 양발을 이용하여 스태밍 자세로 3미터 정도를 등반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아주 좁아진 침니를 벗어나 올라가면 그곳이 바로 여섯째 마디의 확보점이다. 등반로는 출발에서 종료지점까지 거의 직선의 형태를 하고 있어 빌레이어가 등반자의 등반 모습을 잘 살펴볼 수 있고 확보점에서도 등반하며 올라오는 등반자가 잘 바라다 보인다.
한국의 바윗길을 가다(62) 설악산 장군봉 채송화향기 / 연륜과 저력이 만들어 낸 바윗길의 향기
이제 마지막 일곱째 마디. 여섯째 마디 확보점에서 왼쪽으로 넘어가면 약간 오버형태를 띄고 있는 턱이 나오는데 어렵지 않게 넘어서면 다시 완만하고 무난한 크랙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가면 드디어 채송화 향기 일곱 마디의 등반이 모두 끝난다.

일곱째 마디에서도 빌레이를 보는 장소는 편하다 못해 환상적이다. 그대로 앉아서 후등자 빌레이를 볼 수 있다. 좌우로 시선만 돌려도 천화대와 울산바위, 유선대의 그리움둘 리지, 통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는 형제봉 리지 등의 전망이 사방팔방으로 펼쳐진다.

정상 부근에는 그늘이 없어 등반팀은 이곳에서 잠시 기념촬영을 하고 무더워진 날씨를 피해 하강을 시작했다. 빨리 내려가려는 욕심에 60미터 두 줄 하강을 시도했고 다섯째 마디 종료지점까지 내려온 것까지는 좋았으나 자일이 걸려 도저히 회수할 수가 없었다. 크랙의 방향이 여러 번 꺾이면서 자일도 함께 꺾이게 됐고 자일을 회수하는 힘이 종료지점까지 전달되지 않아 회수에 실패한 것이었다.
한국의 바윗길을 가다(62) 설악산 장군봉 채송화향기 / 연륜과 저력이 만들어 낸 바윗길의 향기
결국 선등자가 재등을 하여 정상까지 등강기 등반을 하고는 다시 30자씩 끊어서 하강을 하기로 했다. 넷째 마디 종료지점에서는 자일이 꼬일 염려가 없어 다시 60자 두 줄 하강으로 지상으로 안전하게 귀환했다.

"채송화 향기길은 출발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마디를 거듭해가면서 등반의 묘미를 깨닫게 해주는 바윗길이네요" 단 한 번의 슬립이나 추락도 없이 완벽한 온사이트로 선등을 한 조장래 클라이머의 등반소감이다.

채송화향기길은 도대체 누가 개척했을까? 사실 채송화 향기를 개척한 사람이 누구인가는 아직까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바윗길의 개척자가 개척과정을 널리 알려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 주기를 바라는 것과는 달리 조용히 표지판 하나 붙여 두는 것으로 개척을 마무리 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표지판에조차 개척자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한국의 바윗길을 가다(62) 설악산 장군봉 채송화향기 / 연륜과 저력이 만들어 낸 바윗길의 향기
‘채송화 향기’ 라는 바윗길의 이름도 마치 수줍어하는 처녀같기만 하다. 다만 한 가지, 이 길을 개척한 이는 분명 저력이 있고 연륜이 있는 산악인일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런 우직한 힘이 없었다면 어떻게 설악산하고도 장군봉에 바윗길을 개척할 생각을 했겠는가.

기자는 채송화향기를 시등한 산악인으로부터 채송화향기 길의 개척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가 소속된 산악회를 찾아 개척자를 수소문했다. 그리고 일주일가까이 시간이 흘러갔다. 설악산 장군봉 ‘채송화 향기’길을 개척한 이는 임채용(51, 한국솔빈산악회) 씨였다. 등반경력이 자그마치 34년이나 된다는 그에게 채송화향기 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한국의 바윗길을 가다(62) 설악산 장군봉 채송화향기 / 연륜과 저력이 만들어 낸 바윗길의 향기
장군봉 ‘채송화 향기’ 길의 개척동기와 시기는?

2011년 6월에 시작하여 10월까지 개척했습니다. 이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에 코스중간에 피어있는 산채송화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채송화 향기로 정한 것입니다. 아시다 시피 장군봉 남서벽에 있는 코스들은 모두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금 쉬운 코스를 만들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개척계획과 준비를 했고 암장에서 같이 운동하는 동생들의 도움을 받아 개척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도봉산 자운봉의 배추흰나비길이 갑자기 생각났다. 개척자인 김기섭 씨가 등반 도중 갑자기 어디서인가 날아온 배추흰나비를 보고서 배추흰나비길로 이름 붙였다는…

등반 난이도는 어떻게 정했는지?

그레이드를 정할 때 제가 다니는 암장지기와 등반을 잘하시는 분들 모시고 같이 등반을 하면서 정했습니다.

등반선은 어떻게 찾게 되었나?
유선대를 등반하다 등반라인을 찾았고요. 형제봉리지를 등반하면서 구체적으로 확인하였습니다. 톱로핑으로 등반을 하면서 볼트 포인트를 정했고 볼트는 하강하면서 박았습니다.

등반 때 보니까 4피치에 중요한 위치에 볼트 하나가 빠져있던데 보수계획이 있다면?
저는 2피치에 볼트가 빠졌다고 어떤 블로그에서 봐서 8월17일에 가보니 너트가 풀어져 있어서 다시 조이고 왔는데 4피치에 볼트가 빠졌는지는 몰랐습니다. 이번 주에 설악산에 갈 계획이니 보수를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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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하강시 3피치 정도는 자일이 걸려서 내려오지 않던데 이 경우 30자 하강을 하는 것이 맞는지?

사실 채송화향기길로 하강하는 것은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중간에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면 정상에서 A2O길 쪽으로 가서 A2O를 지나 10미터정도 더 가면 하강쌍볼트가 있습니다. 거기서 35미터를 한번만 하강하면 걸어서 내려올 수 있습니다. 참고로 A2O에서 하강을 해도 자일이 중간에 걸릴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기자가 첨언을 하자면 채송화길 정상에서 하강을 해도 사전에 정보를 알고 있다면 별 어려움은 없다. 즉 세 마디, 3번은 30자 하강을 하고 나머지 네 마디는 60자 한번을 하강하면 지상까지 충분히 하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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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에 있다는 채송화향기길도 궁금하다. 이 길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다면?

적벽의 채송화향기길은 ‘자유2836’과 삼형제 리지 사이, 자유2836과 동일한 지점에서 출발하는 바윗길입니다. 2012년 9월에 개척했고 모두 3피치로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적벽의 채송화향기길의 난이도는 1P 5.10a, 2P 5.10c, 3P 5.11a이다.

임채용 씨의 채송화향기길 개척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니 사뭇 ‘고수’란 무협소설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산악계의 무림에도 숱한 고수들이 바윗길을 등반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그리고보면 대한민국은 아직도 바윗길의 본격적인 개척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바윗길을 가다(62) 설악산 장군봉 채송화향기 / 연륜과 저력이 만들어 낸 바윗길의 향기
이제 설악산 장군봉과 적벽의 채송화 향기길에는 수 많은 산악인들이 손맛이 살아있는 바윗길을 등반하면서 바윗길을 개척한 이의 고충을 느껴볼 것이다. 또한 시원한 오아시스 그늘에서 빌레이를 보며 개척자의 배려에도 감사하게 될 것이다.

독자들은 이제 “채송화향기는 어디쯤에서 맡을 수 있느냐?”고 질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바윗길을 개척하고 또 등반하는 당신의 가슴 속에는 이미 채송화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지 않은가. 기자의 마음은 벌써 적벽에 새로 생겼다는 채송화길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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