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 채무를 추가로 상각하는 방안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나는 명확하게 헤어컷(채무상각)에 관해 경고한다”면서 “그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다시 투자할 준비가 돼 있는 민간 투자자들의 발을 되돌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독일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의 부채 감축과 구조 조정 노력은 계획대로 내년에 다시 평가될 것”이라면서 “그때까지 그리스는 해야 할 일이 많고 개혁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의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지원 필요성 발언이 금융시장에 불필요한 우려를 낳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쇼이블레 장관은 지난 20일 “그리스를 위한 또 한 번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2014년 끝나는 2차 구제금융 후에도 추가 지원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그는 그리스 채무의 추가 상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발언 이후 채권단 은행들이 손실을 떠안는 헤어컷(상각)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내달 22일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은 쇼이블레 장관의 발언을 빌미로 독일 정부가 납세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한편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5일 현지 언론에 “2014년 3차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면 100억 유로 정도이거나 이전 프로그램보다 훨씬 규모가 작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긴축 이행의 조건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