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62%가 수도권에 몰려
금융회사에서 빌린 가계 대출의 60% 이상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에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월 말 현재 666조4234억원이다. 이 중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들의 대출액이 415조3102억원으로 62.3%를 차지했다.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의 3분의 2가량이 수도권에 풀린 셈이다.

특히 서울 거주자들의 대출이 203조4702억원(30.5%)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지역이 171조1369억원(25.7%)으로 2위다. 그 뒤를 경상도 55조6685억원(8.4%), 인천 40조7031억원(6.1%), 부산 39조576억원(5.9%), 충청도 35조4578억원(5.3%), 전라도 30조1330억원(4.5%) 등이 이었다.

세종시(2조1848억원)를 제외할 경우 제주권의 가계대출이 4조9345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 12조6094억원(1.9%), 울산 12조9100억원(1.9%), 광주 15조2819억원(2.3%) 등도 대출 규모가 작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올 들어선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등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올 들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가계대출은 5825억원 줄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 올 들어 대출이 7조1476억원 증가했다. 시·도별 증가액은 경남이 1조188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 1조174억원 △대구 7102억원 △경북 6876억원 등 영남권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늘었다. △대전 6767억원 △전북 4365억원 △세종 3703억원 등도 동반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비수도권 중심의 가계대출 증가는 부동산시장 동향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부터 비수도권의 아파트 분양물량이 수도권을 앞지르면서 가계대출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물량은 2010년의 경우 수도권 9만9625가구, 비수도권이 7만5291가구였지만 작년에는 비수도권 17만1963가구, 수도권 9만707가구로 뒤집어졌다.

실제 가계대출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6월 말 기준 수도권이 266조452억원으로 2011년 말보다 3조3079억원 줄어든 반면 비수도권은 18조952억원 늘어난 40조7475억원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