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를 제조하는 중견·중소기업이 잇따라 흑자로 전환하거나 흑자 폭을 늘리고 있다. 대기업이 OLED 사업을 본격 확대하면서 지난 2년여간 지속됐던 ‘보릿고개’가 끝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OLED 증착장비를 만드는 에스엔유프리시젼(부회장 박희재)은 지난 2분기 6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14일 공시했다. 작년 2분기 32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흑자 전환이다. 매출은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했다. 이 회사 서강석 IR팀장은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 기조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42억원, 영업손실 1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OLED 이송장비가 주력인 신성에프에이(사장 김주헌)도 지난 2분기 9억여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작년 2분기에는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늘어난 일감을 소화하기 위해 신입 및 경력 공채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연간으로도 충분히 큰 폭의 흑자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체시스템즈(사장 박기환)는 올해 2분기 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도 132억원에서 160억원으로 21% 늘었다.

주요 OLED 업체들의 실적이 올해 2분기 들어 개선된 것은 대기업이 OLED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 장비업체 사장은 “삼성전자LG전자가 OLED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 및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고 비오이(BOE), 티엔마, 비전웍스 등 중국 기업도 가세하는 형국”이라며 “올해는 OLED 업계가 확실히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