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소비자단체의 압박에도 매일유업과 서울우유이 예정대로 우윳값을 인상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과 9일 우윳값을 차례로 250원 인상키로 했던 매일유업과 서울우유는 계획대로 가격을 올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업체는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 가격 인상 시기와 폭 등이 당초 계획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흰 우유 외에도 가공유나 발효유 등을 포함, 전체 유제품 가격을 9.0% 올릴 계획이다. 서울우유의 경우 유제품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인상안을 보류했던 동원F&B도 덩달아 서울우유와 같은 날인 9일 우유, 가공유, 발효유 등 유제품 가격을 평균 7.5% 인상하기로 확정했다.

흰 우유 가운데서는 소와나무 우유 900㎖가 8.2%, 1.8ℓ 들이는 6.9% 오른다. 치즈 가격은 변동 없다.

빙그레, 롯데푸드(파스퇴르), 푸르밀 등의 업체도 이달 중 유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릴 계획이며, 남양유업은 내달 이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가공유 가격을 인상한 곳도 있다. 동원F&B는 최근 편의점에 공급하는 가공유 가격을 7% 올렸고, 매일유업 역시 바나나 우유 등을 20% 안팎 올렸다.

다만 하나로마트가 이번 우유가격 인상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우유업계가 예고한 가격 인상을 하루 앞두고 하나로마트가 매일우유의 인상안보다 더 낮은 가격을 고수하면서, 대형마트들도 하나로마트의 가격 정책을 참고해 판매가격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나로마트는 8일부터 250원 인상되는 매일유업의 우유가격을 150원만 올려 판매하기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는 주요 우유업체 가격 적절성 여부를 조사중이라며 인상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가격인하 유도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기재부 물가정책과는 제조·유통업체들을 서울 청사로 불러 사실상 우윳값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아울러 기재부는 주요 소비자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해 우유업체 원가 분석 등 시장 감시에 나서도록 했다.

특히 소비자단체는 우유업체가 가격을 올릴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서울·남양·매일 등 제조업체 3사와 대형마트 관계자를 불러 원유 인상분인 106원만 올릴 것을 촉구했다.

제조업체들은 2008년 이후 5년 넘게 인건비와 물류비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적용하지 못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8일 매일우유가 예정대로 가격을 올릴 경우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불매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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