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 부부에게도 친필…열병식 참가자와 사진 찍고 공연 관람

최근 들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주민친화 행보가 부쩍 눈에 띈다.

주민들의 편지에 일일이 '친필' 답장을 해주고 주민과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중요 건설장에 지원물품을 보내준 주민들에게 감사를 보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김 제1위원장이 군인과 전쟁 노병들을 챙긴 주민, 황해남도 관개수로 건설과 '전승기념관' 건설을 성의껏 지원한 주민, 식량을 '애국미'로 헌납한 주민 등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한 근로자'에게 감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김 제1위원장이 여러 단위의 근로자들이 올린 편지를 보고 친필을 보냈다며 그가 지난달 11일 보낸 친필 답장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조선인민내무군 만기제대군인들의 편지에 "언제나 병사시절 한 모습으로 살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으며 평안북도 창성군 주민들의 편지에는 "창성은 앞으로도 행복의 웃음이 넘쳐나는 낙원의 땅이 되어야 한다"고 답장을 보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민들이 올린 편지에 자신의 이름과 날짜만 적어 내려 보냈던 것과는 달리 김 제1위원장은 비록 한두 문장이지만 각각의 편지에 상황에 알맞은 내용의 답장을 보내는 성의를 보였다.

특히 평양방송은 김 제1위원장이 "(과거에 죄를 지었다가) 재생의 길에 들어선" 함경남도 금야군의 신혼부부 고금성·차효심이 올린 편지에 친필 답장을 보냈다며 '인간사랑의 최고 화신'으로 치켜세웠다.

김 제1위원장은 올해 1월 29일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 연설에서 "설사 엄중한 과오나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해도 그에게 단 1%의 좋은 점이 있다면 대담하게 믿고 포섭해 재생의 길로 이끌어주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최근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7월 27일) 경축행사에 참가한 전쟁 노병 대표들을 위한 연회에도 참석하고 그들과 일일이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는 지난 3일에는 1만 명이 넘는 전승절 경축 열병식 참가자들을 위해 모란봉악단 공연을 마련해주고 자신도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그들을 격려했다.

김정일 위원장 때는 열병식 참가자에게 선물만 제공되고 최고지도자와의 공연 관람과 같은 '특혜'는 누리지는 못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이처럼 주민과 적극적 스킨십을 하는 것은 '인민형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