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건강보조제업체 허벌라이프 투자를 둘러싼 거물들의 싸움에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사진)가 뛰어들면서 허벌라이프의 주가가 급등했다. 31일(현지시간) 소로스가 허벌라이프의 지분을 상당 부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뉴욕 증시에서 이 회사의 주가는 9.09% 오른 주당 65.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3년간 네트워크 판매 인력을 통해 비타민 등 건강보조제를 팔았던 허벌라이프는 행동주의 투자가 빌 애크먼이 지난해 12월 이 회사의 주식을 공매도하고 ‘불법 피라미드 회사’라고 공격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애크먼의 공매도 규모는 허벌라이프 지분의 약 20%에 해당하는 2000만여주로 11억달러(약 1조2350억원)에 이른다.

공방은 지난 1월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로브 대표가 이 회사에 투자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도 허벌라이프 주식을 사들였다. 아이칸은 허벌라이프 지분 약 16.46%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싸움은 허벌라이프가 지난달 29일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아이칸 진영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궁지에 몰린 애크먼은 지난달 30일 뉴욕증권거래소가 문을 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허벌라이프의 실적 산출에 적용된 환율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오름세로 출발했던 주식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소로스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하루 만에 다시 반등했다. 외신들은 이날 주가 상승으로 애크먼이 3억1000만달러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