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한일전서 부담 털고 활약할지 주목

28일 열리는 2013 동아시안컵축구대회 한일전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은 박종우(24·부산 아이파크)다.

한국과 일본의 작년 8월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승리한 뒤 '독도 세리머니'를 펼쳤다가 징계를 받은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박종우는 당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한국과 일본의 외교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운동장을 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장에서 정치적 선전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들어 박종우에게 A매치 2경기 출전정지 제재를 내렸다.

계획되지 않은 행동이었다는 사실이 인정돼 메달 박탈과 같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중징계는 면했다.

박종우는 카타르,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 6차전에 결장했다.

그는 최강희 전임 대표팀 감독에 이어 새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에게도 발탁돼 A매치 출전을 재개했다.

박종우는 지난 24일 중국과의 동아시안컵대회 풀리그 2차전에 선발로 출격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의 선발진을 소개하며 박종우를 부를 때 '독립 투사'라는 별명을 특별히 앞에 붙였다.

박종우는 독도 세리머니로 인지도가 높아져 고무됐으나 그에 따른 심리적 부담도 적지 않게 느끼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맞붙을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스포츠 외적인 기대감과도 싸워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박종우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 그의 플레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대회의 일본 엔트리에는 골키퍼 곤다 슈이치, 수비수 스즈키 다이스케, 미드필더 오기하라 다카히로, 야마구치 호타루 등 런던올림픽 멤버들도 눈에 띈다.

박종우는 홍명보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맡았다.

프리킥, 코너킥과 같은 세트피스에서 키커로 나서기도 한다.

그가 이번 한일전에서 선발로 낙점될지 속단할 수는 없다.

홍 감독이 동아시안컵대회를 선수를 시험하는 무대로 삼아 1, 2차전에서 전혀 다른 선발진을 선보이는 등 라인업 구성을 크게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우는 하대성, 이명주, 한국영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 풀을 이루고 있다.

그가 선발로 투입되면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통해 일본 축구의 색깔을 지우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미드필더진의 섬세한 플레이와 볼의 점유가 장점이며 위협적인 공격도 이를 통해 이뤄지는 때가 잦다.

박종우는 "한일전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우리팀에도 중요한 경기이나 출전한다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