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직원들이 실시간 에너지 소비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며 전력 사용량을 점검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 직원들이 실시간 에너지 소비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며 전력 사용량을 점검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철(鐵)을 다루려면 열(熱)을 다뤄야 한다. 섭씨 1500도가 넘는 쇳물을 다루는 제강공장에선 작업장 온도가 최고 55도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작업자는 안전을 위해 방열복을 입어야 하니 체감 온도는 훨씬 높아진다. 여름과 겨울 구분 없이 열과의 사투를 벌이지만 폭염경보가 발동하는 35도를 넘어서면 현장에선 더욱 더위를 느낀다.

이에 동국제강은 직원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 여름 계획을 짰다. 탈없이 여름을 잘 보내는 것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첫걸음이란 생각에서다. 전기로 스크랩을 녹여 제품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답게 전사적인 에너지 절감 운동을 벌여 여름철에 대비하는 것도 특징이다.

동국제강이 여름철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내놓은 해법은 보양식이다. 공장별로 삼계탕, 우족탕, 꼬리곰탕 등 특별식을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여름 별미인 수박, 팥빙수, 미숫가루 등의 음료를 현장으로 공수하기도 한다.

각 공장에는 여름철 직원들의 체력 고갈에 대비하기 위해 포도당 링거를 비치했다. 공장별 보건실을 중심으로 직원 위생과 건강관리를 위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1년 직원들의 유니폼으로 지급되는 티셔츠의 소재를 통풍이 잘 되고 땀도 잘 마르는 쿨맥스(cool max)로 바꿨다. 특히 더위를 느끼는 제강공정 근로자에게는 얼음팩이 담겨 있는 쿨링 조끼와 쿨 스카프를 지급했다. 조끼를 입으면 착용자가 체감하는 온도를 10도 이상 낮출 수 있다. 현장 곳곳에 제빙기를 설치, 얼음 음료를 마시고 찜질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여름 휴가 때는 직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전국 콘도와 펜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 본사 페럼타워에선 ‘페럼콘서트’를 열어 클래식, 발레 등 다양한 문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동국제강은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력사용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에 맞춰 생산계획과 조업 패턴을 조정한다. 또 매년 한 번 실시하는 공장별 대보수 일정을 여름철에 집중 편성해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