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명을 이어가는 시리즈 아파트가 하반기에도 곳곳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은 수원 아이파크시티 1단지 모습.  현대산업개발 제공
단지명을 이어가는 시리즈 아파트가 하반기에도 곳곳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은 수원 아이파크시티 1단지 모습. 현대산업개발 제공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속편이 만들어지듯,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속편 제작이 있다. 바로 단지 이름 뒤에 2차, 3차 식으로 붙여 분양하는 ‘시리즈’ 아파트들이다.

건설사 입장에서 시리즈 아파트는 기존에 이미 성공적으로 분양한 아파트의 인지도를 활용하고 대규모 브랜드 타운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수요자들은 입지가 검증됐고 인프라가 이미 갖춰졌다는 면에서 선호한다. 전작들에 비해 상품성을 보강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지가 적게는 1000여가구에서 3000~4000가구의 대단지를 형성하면서 높은 환금성과 가격 안정성을 갖춘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사례를 보면 시리즈 아파트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공덕동에는 ‘래미안’ 아파트가 5차까지 총 3600여가구 들어서 있다. 21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중 1999년 가장 처음 입주한 ‘공덕삼성 1차’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현재 1648만원으로 ‘한화꿈에그린’ 1610만원(2004년 입주)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한화꿈에그린과 입주 시기가 같은 ‘래미안공덕 3차’는 3.3㎡당 2026만원을 기록, 400만원 이상의 매매가 차이를 보였다.

지금과 같은 주택경기 침체기에는 시리즈 아파트가 실수요자들에게도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건설사들이 분양을 성공 시키고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상품을 여러모로 보완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전국 각지에서 시리즈 아파트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다음달 ‘수원 아이파크시티 3차’(115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기존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했던 1·2차와 달리 전체 물량의 96%를 중소형 아파트로 짓는다. 분양 관계자는 “1·2차가 중대형이었음에도 높은 청약 성적과 계약률을 기록했다”며 “최근 수요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틈새 면적인 전용면적 74㎡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오는 9월 충남 아산시 음봉면에서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111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분양한 2차(796가구), 2004년 공급한 더샵 레이크사이드(1288가구)와 함께 3200여가구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전망이다.

반도건설은 9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A-13블록에서 ‘동탄 반도유보라 2차’(999가구)를 분양한다. 지난 3월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에서 분양해 100% 계약률을 기록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의 인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대구 달서구 유천동 월배지구 A1블록에서 ‘월배 2차 아이파크’(2123가구)를 9월 공급한다. 지난해 8월 분양한 1차(1296가구)와 함께 3400여가구의 대단지를 이룬다. EG건설은 세종시 1-1생활권 L5블록에서 ‘세종 이지더원 (EG the1)2차’ (900가구)분양을 앞두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