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이 제헌절을 맞아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 명의로 발표된 시국선언문에는 안철수 의원 측 인사인 홍종호 교수와 진보 성향의 조국 김세균 우희종 교수 등 서울대 교수 128명이 참여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정상국가 대한민국을 원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쟁 중단하고 국정원 선거개입 철저히 수사하라!' 제하의 선언문에서 "하루빨리 국정조사를 단행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진상 규명하고 국정원을 철저히 개혁하라"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국정원의 불법적 대선 개입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씻을 수 없는 과오이자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며 "그러나 경찰 수사에서 사건의 진실은 축소·왜곡됐으며 국정원도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또 다른 위법행위로 조직을 보호하려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의 본질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따른 여야 간 정쟁에 가려지고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한 정부와 집권 여당, 심지어 야당의 대응도 정치권의 자정 의지와 능력을 의심케 만든다"고 비판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또 "연일 이어지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과 전국 각지의 촛불은 국정원 사태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음을 보여준다"며 "민주주의 기본질서의 회복을 바라는 전 국민적 요청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