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경제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성장률이 지금의 절반 수준인 4%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지만 지금의 절반 수준인 4%대 전망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17일 중국 경제에 대한 연간 평가 보고서에서 해외 수출과 기반시설 투자, 국내 자본집약적 산업에 의존하는 현재의 경제 모델이 지속될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IMF는 지금까지 중국 지도부가 이론적으로 지지해온 많은 경제정책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금융시스템을 고쳐 행정 명령보다 시장에 더 큰 힘을 실어주고, 국영기업의 배당금을 늘리는 등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IMF는 지적했다. 또 진보적인 소득세를 통해 세수를 늘리는 개혁을 주문했다.

만약 이런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중국의 성장률은 가파르게 둔화해 2018년 이후에는 4%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IMF는 예상했다.

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30년까지 미국의 4분의 1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IMF는 전망했다.

IMF는 “중국 개혁의 방향은 우리가 조언하는 것과 일치한다”며 “모든 이들이 지금 기다리는 것은 확고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오는 10월 경제개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IMF 보고서에 대해 장타오 IMF 중국 대표는 “중국 정부는 구조 개혁을 가속화해 성장 모형에 변화를 주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8%와 7.7%로 제시했다.

IMF는 성장률 전망치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그림자 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전인 올해 초의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