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고에 대한 미 당국의 1차 조사결과 발표가 마무리됐다.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열린 브리핑에서 조종석음성기록장치(CVR) 분석 결과 조종사들이 충돌 9초전까지는 속도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충돌 9초전이 돼서야 비행기의 착륙속도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음을 시사한다.

허스먼 위원장은 "조종사들중 한 명이 고도 500피트 지점에서 '하강속도(sink rate)'를 우려하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고 확인했다.

이는 '하강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앞에 조종석에 있던 이강국, 이정민 기장이 만약 봉 부기장이 말을 듣고도 속도를 높이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대응이 늦었거나 봉 부기장의 조언을 무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그동안 조종사의 진술과 엇갈리는 부분이다.

부조종석에서 교관기장을 맡았던 이정민 기장은 500피트(152m) 즈음에서 속도가 낮다는 것을 깨닫고 이강국 기장에게 "물러나라"고 말하고 본인이 직접 오토 스로틀을 137노트(254km)로 설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속도가 정상이 아님을 알고 바로잡으려 했다는 얘기다.

한편 NTSB가 밝힌 CVR 분석 자료에 따르면 '복행(go-around)'을 외친 시점은 충돌 3초전과 1.5초 전 두 번이다.

당초에는 복행을 1.5초전에 한 번 외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3초전과 1.5초전에 각각 다른 조종사가 복행을 외쳤다고 NTSB는 설명했다.

블랙박스 상에 나오지 않는 계기판이 고장났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블랙박스내 CVR·FDR 기록, 필요하다면 신속접속용 운항기록장치(QAR)까지 다 확인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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